"관계없어요" 한마디에 폭락, 방탄소년단株 '묻지마' 주의보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8.05.3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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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이스타코 "방탄소년단·빌보드 관계없다" 답변 공시에 18% 급락

"관계없어요" 한마디에 폭락, 방탄소년단株 '묻지마' 주의보


빌보드 메인차트 1위를 거머쥔 방탄소년단이 증시를 흔들고 있다. '방탄소년단 관련주'로 묶인 기업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우려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31일 증시에서 키이스트 (5,740원 ▲90 +1.59%)는 전날보다 4.32%(175원) 오른 4230원에 마감,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 주일 만에 주가는 두 배로 뛰었다.



키이스트의 급등 이유는 단순하다. 일본 내 자회사 디지털어드벤터(DA)가 방탄소년단과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비상장사이다 보니 지분 투자를 했거나 계약 관계가 있다는 언급만 나와도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다.

그러나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기업도 있고 수혜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조금만 다른 분석이 나오면 주가가 순식간에 내리기도 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업체 엘비세미콘 (7,260원 ▲30 +0.41%)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 LB의 자회사 LB인베스트먼트가 빅히트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31일에는 한번에 매물이 쏟아지며 21.54%나 급락했다.

빌보드와 MOU를 체결했다는 소문이 퍼져 29~30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이스타코도 빌보드코리아나 방탄소년단과 관련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날 18.69% 급락했다.

이스타코는 주택 및 상가를 신축·분양하는 부동산분양사업과 교육사업, 임대사업, 외식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거래소는 전날 이스타코를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종목'으로 명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는 상위 20개 계좌 매수관여율이 30% 이상이면서 최근 15거래일 주가가 75% 이상 올랐을 경우 투자주의 종목을 지정한다.

30일 기준으로 이스타코 (764원 ▲6 +0.79%)는 최근 15거래일동안 주가가 89.91% 올랐고, 30일 당일 상위 20개 계좌 매수 관여율이 36.16%에 달했다. 상위 3개 계좌 투자자는 개인이었다. 매수 관여율은 특정 지점 매수량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소수계좌에 거래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일부 세력에 의해 의도적인 주가 조작이 일어났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위 20개 계좌의 매수관여율이 36% 라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상위 매수 계좌들이 연계가 돼 있다면 시세조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지만 당일 개인 매수가 많았던 테마 종목일 경우 기관 매수 가능성도 제외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소리바다 (55원 ▼95 -63.33%)도 이날 12.31% 하락했다. 와이제이엠게임즈 (698원 ▼1 -0.14%)도 전날대비 7.4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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