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얼굴 주름도 없앤다…'LED의 모든 것'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이정혁 기자, 김성은 기자 2018.05.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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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 (종합)

편집자주 전구의 발명은 인류를 어둠에서 해방시켰다. 1892년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의 백열전구의 대량생산은 인류에게 밤을 사라지게 했다. 이제는 백열전구가 한세기 넘어 LED(발광다이오드)로 진화했고, 이 LED는 다시 조명을 넘어 농업, 의료, 헬스케어 등 변화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조명→피부미용·바이오농업으로 진화한 LED
[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①에디슨의 백열전구를 넘어 LG프라엘까지

LG전자가 LED(발광다이오드)의 피부재생 효과를 이용해 출시한 피부미용기기 '프라엘'. '이나영 마스크'로 불린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LED(발광다이오드)의 피부재생 효과를 이용해 출시한 피부미용기기 '프라엘'. '이나영 마스크'로 불린다. /사진제공=LG전자


전기가 흐르면 빛을 내는 반도체. 1962년 GE(제너릭일렉트릭)의 LED(발광다이오드) 개발은 백열전구 대량생산 이후 근한세기만에 조명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 혁신기술로 주목받았다. 발명왕 에디슨의 원조 전구회사로 출발해 조명산업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해온 GE는 또 한번의 빛의 혁명에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새로운 빛'과 명암

역설적인 것은 GE의 조명산업 몰락이 바로 LED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상용화된 LED는 100년 넘게 인류의 밤을 밝혀온 백열전구를 집어삼킨 것처럼 '창조자' GE에서 조명사업 자체를 지워냈다. 백열전구보다 20배 이상 오래 가는 LED의 수명이 GE의 판매전략에 예상치 못한 타격이 됐던 것이다.



중국산 LED의 저가공습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4월 월스트리트저널이 GE의 조명사업 매각 소식을 타전했을 때 GE 전체 매출에서 조명사업 비중은 2%에도 못 미치게 쪼그라든 상태였다.

GE의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개발한 LED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있었다. GE는 LED 조명의 폭발적인 시장성과 조명을 넘어선 새로운 가능성을 모두 놓쳤다.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LED 조명시장에서 패퇴했던 국내 기술기업들이 최근 바이오농법과 의료, 헬스케어로 확장된 새로운 영역을 겨냥해 프리미엄 LED 전략을 가다듬는 까닭이다.

사실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 상황도 GE의 현실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2010년 LED를 태양광, 자동차용 전지, 의료기기, 바이오와 함께 5개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했던 삼성전자 (51,400원 상승400 -0.8%)는 중국산 공세에 밀려 2014년 10월 LED 조명 해외영업을 접었다.


LED 사업 전체를 갈아엎은 것은 아니지만 당시의 결단에서 LED 사업의 부침이 얼마나 심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2011~2015년 LED 사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밀어붙였던 정부의 '오판'도 한몫했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만이 아니었다. 기술력과 자본이 부족했던 국내 중소기업도 이 시기를 거치며 대부분 나가떨어졌다.

[MT리포트] 얼굴 주름도 없앤다…'LED의 모든 것'
◇헬스케어·바이오 등 영역 확대

'빚 튀기는' LED 시장에서 르세상스의 가능성이 먼저 보이기 시작한 분야는 헬스케어다. LED 조명의 자외선(UV) 영역을 강화해 물이나 공기를 살균하는 장치에 활용한 것이다. 수은이 포함돼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기존 자외선 살균 램프 대신 자외선 LED 소독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선진국 시장이 우선 타깃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출력 100㎽(밀리와트)의 자외선 LED를 이 분야 선두주자인 일본보다 2년 앞서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글로벌 매출 순위에서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LG이노텍은 올해 150㎽, 내년 200㎽급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LED 조명을 생장 촉진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삼성LED를 합병한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660㎚(1나노미터는 1억원의 1m) 파장의 LED 광원 패키지를 출시하며 LED 사업 범위를 농업분야까지 넓혔다.

LG전자 (98,000원 상승700 -0.7%)는 LED 빛의 이런 효과를 피부미용에 적용한 미용기기로 B2B(기업간거래)를 넘어 일반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고 있다. LED 빛을 피부나 근육세포에 쪼이면 평소보다 3배 가량 빨리 성장한다는 연구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한 피부미용기기 '프라엘'은 200만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적용한 146형 모듈러 TV '더 월'을 공개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적용한 146형 모듈러 TV '더 월'을 공개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새로운 가치 만드는 LED

LED 기술력 자체의 고도화는 TV 디스플레이 등 프리미엄 완제품의 경쟁력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시네마 LED '오닉스'를 내놓은 데 이어 올 하반기 가로 세로 크기가 100㎛(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 이하인 LED 광원으로 만드는 마이크로LED TV를 출시한다. 대당 2억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LG전자는 최근 눈 건강에 해로운 청색광을 최대 60%까지 줄인 '세이프블루 LED 트로퍼'와 스마트폰의 전용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제어하는 조명용 솔루션 'LG 센서 커넥트'를 출시하면서 병원·학교·사무용 시장 공략에 나섰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LED가 조명을 넘어 바이오, 헬스케어, 디스플레이, 농업에까지 연계 발전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국내 산업계에서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떠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조명시장에서 2013년 6%에 불과했던 LED 비중이 지난해 35%를 거쳐 2019년 53%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광산업진흥회는 2019년 국내 LED 시장 규모만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선 북미 LED 조명시장의 경우 이미 10조원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한다. 조명 분야 외에 글로벌 자외선 LED 시장은 2016년 1억5200달러(약 1640억원)에서 2021년 11억1800만달러(1조2000억원)로 7배 이상 팽창할 전망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업체가 출혈경쟁을 불사하는 레드오션이지만 기술 경쟁력이 뒷받침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LG이노텍이 지난해 개발한 100㎽ UV-C LED.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이 지난해 개발한 100㎽ UV-C LED. /사진제공=LG이노텍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이용한 통신장비. /사진제공=ETRI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이용한 통신장비. /사진제공=ETRI
심재현 기자

글로벌 LED 中 '저가공습'…중화기업 매출 세계 2위
[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②중화권 3사 점유율 15.9%, 선두 日니치아 턱밑 추격

[MT리포트] 얼굴 주름도 없앤다…'LED의 모든 것'
글로벌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은 중국의 저가공세 탓에 업체 간 생존을 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가격 압박에 백기를 든 유럽 일부 업체는 중국에 사업 매각을 추진할 정도다.

하지만 조명을 중심으로 글로벌 LED 시장이 계속 성장할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기업들은 중국산 저가 LED와 차별화된 고기능·고부가가치 LED 개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24일 시장조사업체 LED 인사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LED 패키징 시장 점유율은 일본 니치아가 16.2%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독일 오스람 12.3%, 미국 루미네즈 8.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4위 중국 MLS 7.4% △5위 서울반도체 (21,450원 보합0 0.0%) 6.8% △6위 삼성전자 (51,400원 상승400 -0.8%) 6.6% △7위 대만 에버라이트 5.2% △8위 미국 CREE 3.6% △9위 LG이노텍 (131,000원 상승3000 2.3%) 3.5% △10위 중국 네이션스타 3.3%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MLS와 에버라이트, 네이션스타 등 중화권 3개 업체의 글로벌 LED 패키징 시장 점유율은 15.9%로, 선두인 일본 니치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화권 업체(22억3300만 달러, 약 2조4236억원)의 매출도 니치아(22억7900만 달러·약 2조4736억원)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정도로 중국은 LED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한국광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과거 중국산 LED는 가격 경쟁력만 있었다"며 "이제는 가격 경쟁력에다 품질까지 조금씩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중국 컨소시엄은 30억 달러(약 3조2400억원)에 네덜란드 필립스 조명사업부의 미국 현지 계열사인 루미레즈를 인수·합병(M&A)하려다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LED 산업 육성 보조금 지원 정책'을 시행한 2012년에는 무려 8000여 곳이 넘는 현지 업체가 너나 할 것 없이 LED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LED 기능 전반을 세분화하는 동시에 독보적인 기술을 내세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영사기 없는 영화관 '시네마 LED'를 내놓고 미국과 중국에 출시했다. 올 하반기에는 가로세로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ㆍ100만분의 1m) 이하인 LED 광원으로 만드는 마이크로LED TV도 출시할 예정이다.

LG이노텍 역시 올 초 자외선(UV) LED를 선보이는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선 상태다. 살균 기능이 있는 UV LED는 의료·바이오분야는 물론, 노광 장치에도 사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ED를 공급하는 거래처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의료·바이오, 농생명분야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면서 "이런 최첨단 분야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신기술로 시장을 이끄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LED는 어떻게 얼굴주름을 펼까
[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③광선요법으로 여드름 치료 등 보편화 추세

'피부질환 치료용 LED 치료기' 논문/출처=ETRI '피부질환 치료용 LED 치료기' 논문/출처=ETRI
LG전자 (98,000원 상승700 -0.7%)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피부 관리기 'LG 프라엘'(LG Pra.L)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임에도 주문이 폭증하자 LG전자는 최근 증산에 돌입했다.

피부 미용기기인 프라엘은 기본적으로 발광다이오드(LED) 불빛의 파장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단순한 조명기구쯤으로 여겨진 LED는 어떻게 피부를 탱탱하게 만들고 차세대 의료기구로 급부상했을까.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LED는 조명에서 미용, 의료기기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LED의 진가를 알아본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다양한 분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99년 LED를 피부나 근육에 쪼이면 평소보다 3배 정도 빨리 성장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원래는 우주에 가지고 간 식물을 빠르게 자라게 하려고 개발한 LED였다.

LED는 전류를 흘려주면 빛을 내는 반도체다. 자외선(파장범위 400nm 이하)과 적외선(700nm 이상), 가시광선(380nm~800nm) 등 모든 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피부미용이나 의료에도 접목하는 추세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LED 광 치료기'(가시광선, 근적외선 영역)를 승인한 이후 피부질환 치료에 LED가 보편화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피부질환 치료용 LED 치료기' 논문에 따르면, LED 광원을 피부에 쬘 경우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생성이 촉진된다. 이는 주름 발생을 억제해 피부가 촉촉하게 탄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는 LED 광선요법(phototherapy)으로 불린다. 특히 청색 LED 광을 피부에 쏘면 여드름의 발생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를 소멸시키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이미 증명됐다. 여드름 치료에는 415 나노미터(nm) 대역의 피부질환 LED 치료기가 쓰인다.

배성범 ETRI 차세대LED연구팀 선임연구원은 "LED 광원을 이용한 의학적 치료는 치유(healing)와 염증발생의 억제 특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며 "LED 광원을 이용한 치료는 염증 유발자의 역반응에 의한 병변을 제거하는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핵심은 LED 광원을 피부에 얼마나 깊이 침투시키느냐와 함께 빛의 출력을 피부 특성에 맞춰 제대로 조절했느냐다. 단순히 LED를 피부에 쏜 것만으로는 주름개선이나 여드름 치료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예컨대, 400nm에 달하는 파장 광은 1미리미터(㎜) 이하로 투과됐다. 514nm 파장 광은 0.5~2㎜에 투과됐으며, 630nm는 1~6㎜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태 ETRI 차세대 LED연구팀 선임연구원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의 세포조직은 건강한 세포조직에 비해 빨리 LED 광원에 반응한다"며 "세포와 세포조직은 각각의 고유한 광 흡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광이 목적하는 세포나 세포조직까지 침투할 수 있는 파장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름개선효과 외에도 생물의 성장 효과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작물 재배용 LED 조명에서 볼 수 있듯이 식물 개화와 성장, 광합성 촉진에 최적화된 660㎚(나노미터) 적색 파장을 쏜다. UV(자외선) LED는 파장에 따라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없애는 살균 기능을 하기 때문에 정수기나 의료·바이오 분야에 쓰이는 추세다.

이정혁 기자

자발광 시대 연 LED·OLED…차이점은?
[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④LED와 OLED 모두 스스로 빛을 낸다는 점에서 동일

[MT리포트] 얼굴 주름도 없앤다…'LED의 모든 것'
LED와 OLED는 전기적 신호를 받아서 스스로 빛을 낸다는 측면에서는 서로 비슷하다.

LED(Lighting Emitting Diode)를 직역하면 발광다이오드,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를 직역하면 유기발광다이오드다. 전류를 빛으로 변환시키는 반도체 소자를 발광다이오드, 즉 LED라고 부르는데 이 반도체 소자가 '유기화합물'로 대체된 것이 유기발광다이오드다.

LED는 1962년 GE(제너럴일렉트릭)에서 근무하던 닉 홀로냑이 최초로 발명한 것인데 비해 OLED는 1950년대 처음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 자체의 발명은 LED보다 앞선 셈이다. 다만 OLED가 디스플레이로서 본격적으로 개발·발전한 것은 1987년 당시 코닥에서 근무하던 칭탕(C.W Tang) 박사가 2층 구조의 유기박막 OLED 소자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특허를 출원한 시점부터인 것으로 여겨진다.

LED나 OLED가 일반 대중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은 디스플레이 패널 등 TV의 주요 부품으로 사용되면서부터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가 패널 자체가 빛을 내지 못해 후면부에 CCFL(냉음극 형광램프)과 같은 별도 발광체(백라이트)가 필요한 반면 OLED TV는 패널을 구성하는 유기물 입자 자체가 빛을 내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즉 두께가 LCD TV에 비해 더 얇아질 수 있을뿐더러 화소 하나하나가 빛을 내 보다 정확한 색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0년을 전후해 출시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LED TV는 사실, 발광 원리 측면에서 보자면 LCD TV에 가깝다.

패널에 LED를 사용한 게 아닌, 패널 뒤 발광체를 CCFL 대신 LED로 쓴 TV였기 때문이다. CCFL 대신 LED를 발광원으로 쓸 경우 순수한 RGB(적색·녹색·청색)를 내보내 더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화질뿐만 아니라 당시 LCD TV 대비 저전력, 친환경의 장점이 각광 받았다.

LED를 패널로서 차용한 '자발광 TV'를 꼽자면 최근에 선보이기 시작한 마이크로 LED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에서 개최된 'CES 2018'에서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선보였다.

마이크로 LED TV는 마이크로미터(㎛·10만분의 1㎝) 단위의 초소형 LED 입자를 디스플레이 자체에 이식해 별도 광원 없이 색깔을 낼 수 있는 제품이다.

OLED보다 대형으로 만들기 쉽고,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보다 디스플레이 형태를 곡면 등으로 변형시키는 데 적합하기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된다. 또 OLED가 유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색깔을 내는 입자의 수명이 다하는 문제가 남아있는 반면 LED는 무기물로서 수명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김성은 기자

말 많았던 LED 중기적합업종 지정에서 해제까지
[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⑤2011년 중기적합업종에 선정…필립스·오스람 등 외국계 배만 불려

[MT리포트] 얼굴 주름도 없앤다…'LED의 모든 것'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은 대기업이 못하던 사업이었다. 2015년까지는 그랬다.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묶이면서다.

중소기업적합업종(이하 적합업종)이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중소기업의 경영악화 등을 초래한 경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양한 역할 분담 기준을 제시하고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에 지정 신청이 들어오면 실태조사와 동반위 심의를 거쳐 적합업종이 결정된다.

동반위는 일부 중소기업 등으로부터의 신청을 받아들여 2011년 11월 제조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2차로 발표하면서 'LED 조명 등기구'를 포함시켰다. 즉 LED 조명 기구에 대해 대기업은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당시 동반위는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대량 생산 가능제품(벌브형 LED, MR, PAR 3개 품목)에만 주력하고 중소기업은 소량 다품종 단순조립 제품(직관형 LED, 가로등, 보안등, 공장투광등, 면광원, 스탠드 및 경관조명 장치 등 7개 품목)에 주력토록 했다.

또한 선정과정에 대해 "품목별 산업현황을 고려해 산업영역에 있어 대·중소기업간 역할 분담과 상호 역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동반위의 이같은 결정에 업계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일부 중소기업은 결정에 환영한 반면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LED 업계는 당시 조명시장의 60% 가량을 이미 필립스, 오스람 등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반위 결정대로라면 새로운 조명 분야인 LED 조명에서는 외국계업체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도 적용결과 기대와 달리 공공 시장에서는 일부 중소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거나 소매시장에서는 외국계, 혹은 저가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된다는 비판이었다.

한 LED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 나가서 경쟁하라는 취지로 중기적합업종에 선정됐던 것"이라며 "다만 국내에서 이력을 제대로 쌓을 수 없었던 대기업이 해외 LED 시장에서도 판매가 어려웠던 탓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 사업을 접고 돌아오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이노텍은 2010년 약 1조원을 투자해 경기 파주에 LED 공장을 지었지만 이듬해 LED가 적합업종에 묶이는 등의 영향으로 수년 동안 LED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면치 못했다.

동반위는 결국 2015년 1월, LED 조명을 적합업종에서 해제했다. 그 대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자율적으로 'LED 조명기구 상생협약'을 체결하도록 해 대기업 독주를 방지하기 위한 제동장치도 마련했다.

김성은 기자

LED를 뒤집으면 '태양광○○'

[발광반도체 LED의 재발견]⑥전압을 가하면 빛을 내는 원리...이를 역이용하면 전지로도 활용 가능

[MT리포트] 얼굴 주름도 없앤다…'LED의 모든 것'
LED(발광다이오드)는 실리콘과 그 주변 원소인 게르마늄, 갈륨, 비소 등 반도체 물질에 전기가 흐를 때 물질 내부의 에너지 차이로 빛을 내는 원리를 이용한 소자다. 전류가 흐를 때 서로 다른 물질에서 과잉된 전자가 빈자리로 이동하면서 빛을 내는 원리다.

널뛰기에 비유하면 공중으로 뛰어올랐던 사람이 내려와 널뛰기판을 치면 반대편 사람이 뛰어오르는 것과 같다. 널뛰기에선 위치에너지가 또 다른 위치에너지로 바뀌지만 LED에선 전자의 위치에너지가 빛에너지 형태로 방출된다.

이 원리를 뒤집으면 태양광전지가 된다. LED는 전기를 빛으로, 태양광전지는 빛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장치다. 둘 다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다.

LED 원리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00년대 초반이다. 실리콘 게르마늄에 전기가 흐르자 빛이 나오는 현상이 처음 발견됐다. 하지만 반세기 가까이 초창기 LED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방출하는 반도체 소자에 불과했다.

1962년 미국의 GE(제너럴일렉트릭)에서 닉 홀로냑(사진)이 LED에 전기를 흘려줄 때 다양한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LED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때 처음으로 적색 LED가 개발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녹색 LED도 세상에 나왔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빛의 3원색 중 마지막 남은 청색 LED 개발에 몰입했지만 적색 LED 이후 청색까지 가는 데는 30년이 넘게 걸렸다.

현재 전세계 5대 LED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일본 니치아화학의 나카무라 슈지를 포함한 일본 과학자 3명이 1993년 질화갈륨을 이용한 청색 LED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이 업적으로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LED가 적녹청 순으로 만들어진 것은 에너지 크기 때문이다. 빛은 붉은색보다 푸른색에 가까울수록 에너지가 강하다. 청색의 바깥쪽에 있는 자외선이 살균력이 강한 이유다. 상대적으로 작은 에너지를 방출해 다루기 쉬운 물질부터 개발됐던 것이다.

GE(제너럴일렉트릭)의 닉 홀로냑. <br>
GE(제너럴일렉트릭)의 닉 홀로냑.
청색 LED는 휴대폰 뒷면의 플래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플래시를 보면 조그마한 노란색 부품이 보이는데 이것이 투명한 노란색 형광물질이 덧칠된 청색 LED다. 우리 눈에는 백색으로 보인다.

LED가 백열전구의 130년 시대를 밀어내고 새로운 광원으로 각광받는 것은 먼저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광원보다 태양광에 가깝다는 점 때문이다. 또 적녹청의 3원색을 조합하면 1670만개의 천연색을 낼 수 있다.

소비전력이 백열전구의 7분의 1 수준인 데다 수명도 20배 이상 길어 환경친화 제품이다. 유럽에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09년 100W(와트) 백열등 판매를 금지한 데 이어 2010년 75W, 2011년도 60W 제품도 판매를 금지했다. 중국 , 미국, 일본 , 브라질 등에서도 2012년부터 백열전구의 판매금지정책을 시행했다.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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