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47.5세의 새시대 온다…세대교체 '바람'

머니투데이 산업1부(정리)=김성은 기자 2018.05.21 16:50
글자크기

3~4세 경영시대 개막 '본격화'…4차 산업혁명 전환기,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에 주력할 듯

재계 47.5세의 새시대 온다…세대교체 '바람'


구본무 LG 그룹 회장이 73세 일기로 지난 20일 별세함에 따라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본격적으로 LG가(家) 4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된다.

LG는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 부회장이 당분간 경영을 도맡아 할 것이란 한 때 관측을 일축하고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 상무가 차기 경영 후계자가 될 것임을 확실히 했다.



재계에선 2~3세 아버지 세대는 점차 저물고 주로 해외에서 유학한 40~50대 젊은 경영인들이 4차 산업혁명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평균연령 47.5세·대다수 해외파…10대 그룹 세대 교체진 '면면'=21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경영 전면에 이미 나섰거나 앞으로 그룹 전체를 이끌고 갈 것으로 윤곽이 잡힌 10대 그룹 차세대 리더들의 평균 연령은 47.5세다. 대부분 해외에서 학·석사 학위를 딴 유학파다.



10대 그룹 중 이미 회장직에 올라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는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이다.

이 중 최연장자는 신 회장으로 신격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은 2세 경영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 롯데그룹 총수를 신 명예회장에서 신 회장으로 변경했다. 그룹 경영실태 조사 결과 신 명예회장의 정상적 경영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질 총수로서 경력이 가장 오랜 이는 최태원 SK회장이다. 지난 1998년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이 작고함에 따라 38세 나이로 회장직에 올라 현재까지 20년간 그룹을 이끌어 오는 중이다.


10대 그룹 중 공식 회장 자리에 올라 가장 먼저 '4세 경영시대'를 연 것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다. 그는 지난 2016년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총수에 올랐다. 당시 박용만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승계할 때가 됐다"며 형제 경영 원칙에 따라 다음 순번의 장자로 조카인 박정원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줘 '아름다운 승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1일 공정위가 삼성그룹 총수를 30년 만에 이건희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변경하면서 재차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부회장도 부친인 이 회장의 와병으로 인해 2014년부터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중이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여전히 큰 틀에서 경영을 총괄중이긴 하나 정의선 부회장도 활동 반경을 넓히는 중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몇 년간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와 뉴욕모터쇼 등에 참석하며 해외 거래선과도 꾸준히 접촉해 왔다.

이밖에 허윤홍 GS건설 전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은 아직 30대로 젊은 축에 속하긴 하나 차기 그룹 리더가 확실하다.

◇AI·자율주행 주도권 확보·지배구조 개편 등 분주한 차세대 리더들=재계 아버지 세대들이 각 그룹을 키워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 놨다면 아들 세대들은 4차 산업혁명 변혁기 새 먹거리를 창출해 주도권을 잃지 않고 가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각 기업별로 AI(인공지능), 자율주행, 수소차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3월 말~4월 초 16일간 북미와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이 부회장의 출장 기간 중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파리 AI 센터 설립 계획을 밝혀 이 부회장 역시 관련 사업을 둘러보고 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제기됐다.

현대차의 정 부회장은 대외경영활동에 집중하면서 프리미엄·친환경·고성능차 등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궁극의 친환경차'로 수소전기차를 낙점,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정 부회장의 역할론도 주목된다.

LG를 이끌게 될 구 상무 역시 새 먹거리 발굴 및 육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직전까지 LG전자의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여겨지는 B2B(기업간거래) 사업본부에서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을 맡았다. 부친인 구 회장이 공들인 전장사업을 미래 캐시카우로 어떻게 키워나갈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밖에 한화의 김동관 전무는 태양광 사업을, 두산의 박정원 회장은 연료전지 사업을 각각 신사업으로 강화 중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