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뛰고, 인재확보 어려워… 日기업 '보너스 잔치'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5.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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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성과급 작년보다 5% 가까이 늘어… 구인난 속 월급 올리고, 성과급 팍팍

실적은 뛰고, 인재확보 어려워… 日기업 '보너스 잔치'


일본 기업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경기 회복으로 기업 실적이 좋아진 데다,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직원 처우에 세심한 신경을 쓰는 것이다. 사실상 '전원 취업' 상태로 접어든 일본에서 성과급 등을 통한 임금 상승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9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지급 예정인 올해 여름성과급은 평균 82만9786엔(약 809만원)이었다. 작년보다 4.67% 증가한 수치로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올해는 여름성과급 증가율이 8.5%에 육박했던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평균 지급액도 4년 연속 80만엔을 넘어서며 '리먼 사태' 충격이 반영되기 이전인 2008년(83만1896엔) 수준에 근접했다.

2014년에는 유럽재정위기로 말미암은 기저효과와 무제한 양적 완화가 핵심인 아베노믹스가 본격화하면서 성과급이 크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91%로, 비제조업(3.00%)을 크게 웃돌았다. 비제조업은 마트 등 저임금 노동자 중심으로 채용이 진행돼 성과급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신 임금 상승률이 21년 만에 제조업을 넘어섰다.



기업들이 성과급을 늘리는 이유는 우선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2017년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일본 상장기업 순이익은 전년도보다 27% 증가한 27조9615억엔(약 272조3700억원)에 달하면서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인재 확보도 중요해졌다. 문부과학성은 최근 일본 대학졸업자 취업률이 98.0%로 1997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전원 취업 시대로 대학졸업자들이 기업을 골라서 취업하는 상황에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올 여름 지갑이 가장 두둑해질 직원들은 소니 소속이었다. 소니의 올해 여름성과급 평균은 작년보다 27%나 많은 166만8500엔(1628만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소니가 지난해 TV와 디지털카메라 부문은 물론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사업에서도 선전하며 2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낸 덕분이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관련 인재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자동차 업종에서도 성과급이 크게 늘었다. 토요타자동차는 전년 대비 9.91% 늘어난 133만엔을, 혼다자동차는 10.75% 급증한 121만5000엔을 지급한다. 중견 기업 중에서는 공작기계 전문기업 스타마이크로닉스가 작년보다 45.07% 늘어난 155만5173엔을 여름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성과급이 크게 늘면서 올해 일본 기업의 임금상승률은 정부 목표인 3%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춘투(봄철 노사간 임금협상)에서의 임금인상률은 2.54%에 그쳤지만, 상여금을 합하면 아베 신조 총리가 재계에 줄기차게 요청했던 3% 인상 폭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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