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퓨디파이' 꿈꾸는 보겸 "커진 영향력에 책임감 느껴"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18.05.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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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사이 보겸 인기 급증…욕설, 여혐 등 각종 논란 휩싸이기도 "1차 목표는 아시아 넘버원"

인기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 '보겸'(본명 김보겸·30) /사진=이동우 기자인기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 '보겸'(본명 김보겸·30) /사진=이동우 기자


"여러분, 모두 보이루~!"

요즘 10~20대 사이에서는 이 말을 모르면 간첩 소리를 듣는다. 초등학생들은 선생님께 인사 대신 '보이루'를 외칠 정도다. 인기 유튜버(Youtuber·유튜브 영상 제작자) '보겸'(본명 김보겸·30)의 유행어로 자신의 이름과 인터넷 인사말인 '하이루'를 합쳐서 만들었다. TV보다 스마트폰이 훨씬 가까운 젊은 세대에게 보겸의 인기는 방송인 유재석 못지않다.

이달 17일 서울 삼성역 인근에서 만난 보겸은 그의 유튜브 영상 속 모습처럼 유쾌함 그 자체였다. 보겸은 자신의 인기에 "충남 서천 시골 출신으로서 편한 동네 형처럼 방송하는 모습에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게임 방송을 기본 콘텐츠로 하는 보겸은 22일 기준 유튜브 구독자가 221만명, 동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8억뷰를 넘는다. 구독자는 지난해 12월 100만명을 돌파한 지 불과 수 개월 만인 4월 초 200만명으로 늘어났다. 가파른 성장세로 어느덧 국내 유튜버 순위 가운데 10위권에 들었다.

스타 유튜버는 생각지 못한 모습이었다. 보겸의 어릴 적 꿈은 단순히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군인'이었다. 심지어 대학 시절 전공은 화학이다. 인터넷 방송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모습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는 "군 제대 후 게임을 좋아해서 우연히 2012년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3개월 만에 베스트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에 선정되면서 가능성을 봤다"며 "생방송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기도 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겸은 단순히 게임 콘텐츠만 다루지 않는다. 보겸은 "게임은 40%, 나머지는 60% 비율로 해서 일상에서 호기심이 생길 만한 것들을 찍는다"며 "맛집을 찾아간다거나 연예인과 함께 방송하는 등 재미가 있겠다고 생각되면 바로 영상을 만든다"고 말했다.

인터넷 콘텐츠 사용에서 유튜브 의존도가 높아지며 유튜버들의 영향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한 애플리케이션 분석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10대의 유튜브 사용시간은 127억분으로 카카오톡(43억분), 페이스북(33억분), 네이버(23억분) 사용시간을 모두 합한 시간보다 길다.


영향력이 커지며 자연스럽게 자극적인 콘텐츠와 언어 파괴 등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보겸도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10~20대들은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미띤'(미친) , '컹스'(혐오스럽다), '실화냐'(진짜냐) 등 보겸의 말투를 섞어가며 말한다.

보겸도 자신의 영향력이 커지며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 되는 데 고민이 많았다. 보겸은 "우리 때는 TV를 보고 개그콘서트 유행어를 따라 했는데, 지금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보고 따라 한다"며 "악의적인 의도가 아니고 욕을 순화하기 위해 한 말들이 오히려 유행어가 됐다"고 말했다.

여혐(여성혐오) 논란에도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행어 '보이루'가 여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단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겸은 "'보이루'는 보전할 보(保)가 들어가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으로 만든 유행어로 결코 여성을 비하할 의도가 없다"며 "최초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를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며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진정성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보겸은 인터넷 밖에서도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겸은 3년 전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소외 계층 아이들에게 연간 1억원 수준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기부하고 있다.

닮고 싶은 사람은 구독자가 6200만명에 달하는 세계적인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다. 보겸은 "일차적인 목표는 아시아에서 넘버원 유튜버가 되는 것"이라며 "인기가 높아지며 몇몇 방송국에서도 출연을 명목으로 연락이 오지만 지금은 유튜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인 구독자 500만~600만명을 국내에서만 달성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일본이나 동남아 유튜버와 협력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며 "일본어,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보겸은 모두가 궁금해하는 자신의 수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인기 유튜버들은 구독과 조회 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오랜 기간 인기를 다져온 유튜버 '대도서관'(구독자 171만명)이 자신의 수입이 연 17억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인기가 급부상한 보겸 역시 221만명의 구독자 수를 바탕으로 연간 상당한 소득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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