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마무리? 협상서 소외된 강경파 나바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5.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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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온건파 므누신과 1차 때 욕설 섞인 언쟁…2차 협상서 제외됐다 막판에 겨우 합류

지난 4일 무역협상을 위해 중국을 찾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가운데). /AFPBBNews=뉴스1지난 4일 무역협상을 위해 중국을 찾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가운데). /AFPBBNews=뉴스1


무역 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2차 협상을 시작한다. 양측이 직전까지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전을 주고받은 만큼 협상이 쉽게 타결되기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접점이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대표단의 2차 무역협상은 17~18일 워싱턴DC 재무부 본부에서 열린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대표로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가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 부총리와 상대한다. 1차 협상은 지난 3~4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이한 점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의 행보다. 2차 협상 대표단 목록에서 제외됐다가 막판에 겨우 합류한 것.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이끄는 핵심 인물 중 하나이자 '중국에 의한 죽음'이라는 책까지 쓴 대중 초강경파로, 그가 대표단에서 빠지는 것은 협상 과정에서 므누신 장관 등 온건파가 힘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CNN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차 협상 때 나바로 국장과 므누신 장관이 협상장 밖에서 욕설 섞인 언쟁을 주고받았다"면서 "두 사람은 경제·무역 정책을 둘러싸고 불화를 빚고 있으며, 나바로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면 백악관 내 동맹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차 협상 전망을 밝게 하는 신호는 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로 고사 위기에 몰린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해 "정상화를 위해 시 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며 제재 완화를 시사한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ZTE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고율의 수입 관세를 철폐하는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건은 미국이 대중 무역흑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3752억달러(약 408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국은 중국이 2020년까지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2000억달러 가량 줄일 것과 시장 개방 확대, 강제적인 첨단 기술 이전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2차 협상에 대해 "미국은 중국에 과거 수년간 너무 많은 것을 줬으며, 더는 줄 것이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중국에 연간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으니 중국이 (미국에) 줘야 할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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