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김현정 디자인 기자
정부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수고용직)들도 '근로자'로 인정해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과 4대보험 등을 보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회서비스직'들은 업계별로 찬반 입장이 갈린다. 격무와 비인격적 대우에 시달리는 가사노동자(가사·육아도우미·간병인) 업계는 반기는 반면, 수익성을 중시하는 웨딩플래너 업계 등은 꺼리는 분위기다.
이중 사회서비스직에 대한 통계도 불분명한데, 관련업계에서는 가사 노동자 규모를 30만~60만명으로 본다. 웨딩플래너도 전국적으로 통계가 잡혀 있지 않지만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관련업체 숫자가 약 1300개다.
이 관계자는 "산업재해 보장도 안돼 있으니까 재활용하다 미끄러져 다리라도 부러지면 적용 자체를 못 받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가사노동자의 노동강도는 높은 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5년 '가사서비스노동자의 노동화경과 건강실태 연구'에 따르면 '노동시간의 절반 이상을 매우 빠른 속도로 일해야 한다'는 응답이 41.8%로 전체 노동자(29%)보다 12%포인트(p) 이상 높았다. '엄격한 마감시간에 쫓기며 일한다'는 응답도 가사노동자는 24.8%로 전체 노동자(21.8%)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가사노동자 B씨(41)는 "집안일을 하다 허리를 삐끗해서 다쳐도 자비로 다 치료했다"며 "왜 똑같이 일하는데 우리만 소외돼야 하느냐"고 말했다.
반면 웨딩플래너 업계의 분위기는 경력에 따라 다소 달랐다. 웨딩플래너 C씨는 "일정 급여를 받는 것이 아니라 경력이 쌓일수록 버는 돈이 늘고 부가세 3.3%만 떼는 구조"라며 "신입 웨딩플래너들은 4대보험을 원하는데, 경력이 쌓일수록 수익을 중시해 별로 원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C씨는 "퇴사하거나 웨딩업체가 망하게 될 때 고용보험이 있으면 급여가 나오니 그런 보장은 좀 아쉽지만, 개인사업자기 때문에 손에 쥐는 수익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덕 노무법인 유앤 대표는 "4대보험에 가입하면 돈을 내야 하니까 권리가 확대된다고 해도 달가워하는 입장만은 아닌 것 같다"며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특수고용직도 근로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