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당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업비트 '묵묵부답'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8.05.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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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당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업비트 '묵묵부답'


국내 최대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사이트인 업비트가 사기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업계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투자자들 역시 갑작스런 압수수색 소식에 가상통화 가격하락을 우려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11일 가상통화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10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남부지검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업비트 측이 가상통화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전산상으로 있는 것처럼 꾸며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판단하고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이 같은 행위에 가담했는지 여부 등을 살필 예정이다.



통상 거래사이트는 이용자가 가상통화를 구매하면 이를 전자지갑에 보관한다. 이를 다른 거래사이트 지갑으로 옮기거나 원화로 출금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업비트는 미국 거래사이트인 비트렉스와 제휴를 맺고 대다수의 가상통화를 원화마켓이 아닌 비트코인·이더리움마켓에 상장한 후 이들 가상통화의 전자지갑을 만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있지도 않은 가상통화를 업비트 장부상에서만 사고 파는 식으로 조작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해 업비트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니 추후에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업비트는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이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며 "모든 거래와 입출금 등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비트가 국내 최대 규모의 거래량을 자랑하는 거래사이트라는 점에서 이번 압수수색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중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부여받은 대형 거래사이트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업계 전반의 신뢰성에 금이 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 투자자는 "업비트는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5위권의 거래사이트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면서 "더 떨어지기 전에 당장 출금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달 4일 국내 5위권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인 코인네스트의 김익환 대표를 비롯해 임원 4명이 횡령·사기 혐의로 긴급체포된 적이 있는 만큼 가상통화 업계에 주는 충격이 큰 상황이다.

한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장부거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설립 초기에는 암암리에 이뤄져 왔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의 행해지지 않는다"며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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