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스토리]"이온칼슘 화장품으로 제2의 성공신화 도전"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배병욱 기자 2018.04.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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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창 미네랄바이오 대표, "미바는 스킨으로도 임상받는 특이한 회사"

강석창 미네랄바이오 대표강석창 미네랄바이오 대표


꽃을 든 남자.

그의 '성공 신화'는 또 다시 '실화'가 될 것인가.

# 10년 된 속옷과 20년 된 양복을 입고 7년 된 스포티지를 몰면서 출근길에 오른다. 점심시간, 비싼 밥은 엄두를 못 낸다. 커피는 편의점에서 해결한다. 때로는 커피를 산 일행에게 종이컵을 내밀며 조금만 달라고 한다. 괜히 샀다가 남기면 아까워서다. 술·담배엔 칠색 팔색 한다. 골프는 딱 한 번 쳐 봤다. 주로 배드민턴을 즐긴다.



이 가년스러운 일상의 주인공은 어려운 이들을 위해 100억원 넘게 기부한 강석창 전 소망화장품 창업주다. 현재는 미네랄바이오 대표로 있다.

◇강석창 그는 누구인가.



건강 문제로 고등학교 자퇴. 군 복무 후 동양화장품에서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 시작. 1992년 소망화장품 창업. 3명으로 출발한 소망화장품을 8년 만에 임직원 300명 거느린 회사로 키움. 2008년 매출액 1000억원 돌파. '꽃을 든 남자' '다나한' 등의 브랜드를 히트. 2011년 소망화장품을 KT&G에 607억원으로 매각. 업계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알려짐. 이후 해외 건설 사업 추진. 2016년 화장품 업체 미네랄바이오 인수. 현재 동 회사 대표이사직 수행.

◇어떻게 살아 왔나.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기부왕' '기부천사' 등이다. 이 때문에 그에 대해 설명하려면 '기부'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그의 기부는 직장을 다니던 87년부터 시작됐다. 소망화장품을 창업한 뒤엔 95년부터 매출의 1%를 내놓았다. 99년부터는 매출액의 1%를 더 보태 북한 어린이를 돕는 데 쓰기도 했다. 2002년을 예로 들면 매출액 800억원의 2%인 16억원을 기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기부 계획을 세우는 기업은 거의 없다. 순이익이 왔다 갔다 해서다. 자칫하면 적자도 각오해야 한다. 소망화장품 역시 2005년 무렵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이익이 거의 나지 않아 4년간 기부를 건너뛰었다. 그러다 2009년 6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올라오자 4년간 못했던 23억7000만원을 한꺼번에 국제기아대책기구로 기부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아직 밀려 있는 상태"라며 "그때 제대로 다 못했다"고 했다. 2010년부터는 기부 기준을 '순이익의 30%'로 바꿨다. 이렇게 기부해 온 게 100억원이 넘는다. 그의 기부는 '현재진행형'이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돈은 내 것이 아닙니다. 잠깐 맡은 것뿐이죠. 필요한 데로 가야지요." 강 대표에 따르면 '기부금=부가세'다. 그는 "부가세의 경우 순이익이 남든지 안 남든지 무조건 내야 하지 않느냐"면서 "기부도 많고 적음을 떠나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살고 있나.

2016년 10월 이온칼슘 화장품 업체 미네랄바이오(이하 '미바' 혼용)를 인수하고 다시 키를 잡았다. 강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인천 연수구 소재의 미네랄바이오 본사를 방문했다. 한창 회의 중인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망화장품 당시 수백 명의 임직원을 거느렸던 그이지만, 좁은 회의실에서 단출하게 몇 명의 직원을 데리고 진행 중인 미팅이었다.

건설 등 해외 사업도 여러 가지 벌이고 있어서 주말엔 해외로 나가는 등 시간을 쪼개 산다는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고객 간담회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세미나 자료 준비, 고객과의 대화 등을 직접 하고 있단 얘기다. 완전 '처음부터'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그였다.

◇왜 '미바'인가.

강 대표는 원래 화장품 회사를 다시 차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소망화장품 매각 시 약속했던 경업금지 기간 5년이 지나자마자 고교 친구로부터 이런 얘길 듣는다.

"'미네랄바이오'란 화장품 회사가 있는데, 아토피 같은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이 이 업체 화장품을 쓰면 피부가 좋아진대. 한번 알아봐. 피부미인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L씨가 51%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던 회사야."

반신반의했다. 약도 아닌데 그런 제품이 있을까. 6개월 동안 알아봤다. 직접 사용 중인 고객들한테도 일일이 전화해 확인했다. 실제로 피부 개선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이 회사다' 싶었다.

강 대표는 "당시 미네랄바이오는 은행 대출금 20억원이 있는 데다 영화배우 L씨 측과 갈라서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있다"며 "유상증자로 들어와 회사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미바는 화학 성분을 전혀 안 쓰는 회사입니다. 보통 천연화장품 회사라고 해도 알코올 정도는 다 사용하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알코올도 안 씁니다. 이런 회사 처음 봐요."

강 대표는 "미바 화장품의 핵심 원료는 이온칼슘"이라며 "이온칼슘이 세균도 죽이기 때문에 알코올을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바는 천연 성분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곳이어서 그동안 색조 화장품도 없었다"면서 "색깔을 내려면 천연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것이 알고 싶다.

-최근 색조 라인으로 비비크림과 쿠션, 두 가지 제품을 갖춘 상태다.
▶고객들의 요청에 의해서다. '미바가 천연을 고집하면서 끝까지 색조를 만들지 않으면, 결국 더 나쁜 제품을 써야 된다'는 고객들의 논리에 어쩔 수 없이 내놓게 됐다.

-요즘 미바 비비크림이 세간의 화제다. 이유가 뭔가.
▶미바 모델인 가수 홍진영이 최근 '인생술집'이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술을 한 잔 마셨다. 목 전체가 빨개졌지만 얼굴 부분이 완벽히 커버됐다. 이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타자 화장품을 뭐 쓰냐는 SNS 쪽지가 홍진영 쪽으로 쇄도했고, 홍진영은 결국 유튜브를 통해 메이크업 노하우를 공개했다. 여기서 미바의 비비크림이 소개된 것이다.

-제품 노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의도한 바는 없었나.
▶전혀 없었다. 요즘 소비자들 똑똑하다. 만약 의도했다면 이렇게 이슈가 되지 않았을 거다.

-현재 어느 정도인가.
▶해당 유튜브 조회수가 190만뷰에 달하면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계속 품절이다. '당일 배송'을 내세운 소셜커머스에서조차도 7~20일 지연을 감안하고 제품을 받고 있다. 화장품계의 허니버터칩이 된 셈이다.

-수년 내 매출액 500억원 또는 1000억원 달성하겠다고 몇몇 매체를 통해 얘기한 적 있는데.
▶희망사항이지 공약사항은 아니다. 기업이란 게 목표를 세우면 의외로 잘될 때도 있지만 안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 올해는 어느 정도 예상하나.
▶몇백억은 되지 않겠나.

-몇백억? 지난해 매출액이 38억원이었다. 최근 몇 년간의 매출 추이를 봐도 고만고만했다. 갑자기 그게 가능한가.
▶몇백억이란 게 900억일 수도, 200억일 수도 있다. 수천억에서 몇 조원으로 올라가는 건 힘들다. 하지만 수십억에서 수백억으로 가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비율만 높을 뿐이다. 그리고 꼭 비율대로 성장하란 법이 있나. 현재 매출은 매출도 아니다. 요즘 시장이 커서 1000억원 매출은 그리 큰 것도 아니다. 어쨌든 올해 100억원대로는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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