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끝내는 갈 길 아직은 먼 길 남북경협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8.04.3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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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새로운 시작, 경제가 평화다]제2 개성공단으로 본 미래

【파주=뉴시스】홍미선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을 8일 앞둔 19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한 관광객이 '경의선 장단역 증기 기관차'를 바라보고 있다. 2018.04.19  beautifulsun@newsis.com【파주=뉴시스】홍미선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을 8일 앞둔 19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한 관광객이 '경의선 장단역 증기 기관차'를 바라보고 있다. 2018.04.19 [email protected]


'경제발전과 공동번영'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선언이 담고 있는 남북한의 미래다. 비핵화, 군축 등 '안보'로 대부분을 채운 합의문에 경제 언급은 한 줄에 불과했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비핵화로 이룰 한반도 평화의 끝은 결국 경제교류를 통한 남북 공동번영이기 때문이다. 남북 접경지역에 새 경제 기회가 열릴 거란 전망도 자연스럽다.

남북 양 정상은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 1조6항에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고 했다. 2007년 10·4 선언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개성공단 추가개발 △신규경협 △경협환경 개선 추진기구 등 19개 의제를 담았다.



이 합의대로 경제협력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우리로선 경제 활로가 절실히 필요하다. 또 국민 피부에 와닿는 경제활동을 빼고 교류 협력이나 이질감 해소 등 '사실상의 통일'을 상상할 수 없다.

문재인정부의 남북경협 구상 역시 이 점을 담고 있다. 100대 국정과제 중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항목에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이 있다. 동해권·서해권·비무장지대(DMZ)의 3대 벨트와 남북한 하나의 시장 지향 등 ‘3+1 구상’이다. 또 접경지역 발전 방안 중 통일경제특구 지정·운영을 명시했다.



남북교류의 특수성, 국제사회 협조 등을 고려하면 특별한 경제활동 지역을 지정해 경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통일경제특구다. 신(新) 산업단지는 특구의 핵심이다. 전력·수도·물류, 거주·문화시설 등 도시의 요소는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이 밀집한 산업단지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자면 서부권의 경쟁력이 있다. 동부보다 수도권·서해가 가깝고 중국과도 통한다. 개성공단도 이 지역이다. 제2의 개성공단이 부각된다. 물론 비무장지대를 새로운 산업단지로 개발하기에 적잖은 투자와 시간이 드는 점은 극복과제다. 정부와 여권에선 인프라 경쟁력과 접근성 등을 신중하게 따져보는 걸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차근차근 가겠다는 입장이다. 여권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전에 철도와 도로 연결을 각각 주장한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청와대로부터 경고 신호를 받았다. 비핵화 등이 당면한 핵심이슈이고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 수 없는데 지나치게 앞서가지 말라는 메시지였다고 한다. 마차를 말 앞에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상회담서 비로소 10·4 합의 이행에 동의했으니 철도·도로 연결 프로젝트는 이제야 빗장이 풀릴 전망이다. 제2 개성공단도 마찬가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남북 경협의 여러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수많은 경협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때 어느 한 프로젝트에 힘을 실으면 오해를 살 수 있다. 또 현재로선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올인, 경협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전이라는 속도조절 의미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의 '속도'를 중시하면서도 돌다리 두드리듯 일의 '순서'를 세밀히 따진다. 북한의 표준시를 서울에 일치시킨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정을 27일에 들었지만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 이후 이를 일반에 공개했다.

그럼에도 남북 경제공동체 시대는 시간문제다. 제2 개성공단을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대표사례이자 상징이다. 남한 중소기업과 북한 노동력의 결합 형태가 아니라도 새로운 경협 프로젝트는 '뉴 개성공단'이란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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