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15분부터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10년만의 회담 개최에 대한 감격과 함께 그간의 남북관계 공백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특히 강조한 점은 남북합의의 이행이었다. 그는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오고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좋게 발전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오히려 더 낙심을 주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합의가 도출됐으나 이후 이행되지 않고 무용지물이 된 현실을 지적하는 한편 이날 도출될 남북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인 김 위원장을 치켜세우면서, 이번 회담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자고 화답했다. 특히 '통 큰 대화'를 통해 전세계에 선물을 안기자며 이번 회담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자는 의지를 전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 뒤,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MDL을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경의를 다시 한번 표하고 싶다"고 김 위원장에게 공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하루종일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만큼 10년 동안 못한 이야기 충분히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양 정상이 의제를 가리지 않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문 대통령을 비롯한 배석자들도 웃음꽃을 피웠다. 두 정상이 11년 만의 정상회담에 나선 만큼 평양이 심리적으로 멀지 않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우스갯소리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시종 편안한 태도로 회담에 임했다. 모두발언 막바지에는 한국 기자단을 바라보며 "얘기를 나눠야 하는데 아직 기자분들이..."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10년이 아닌 '11년'을 말한 것은 햇수를 말한 것으로 보이는데 큰 의미가 없다"며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힌 부분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오전 발언과 행동을 봤을 때 모든 면에서 우리측 예상보다 앞서가고 있다. 양측이 이미 사실상의 합의를 끝낸 것으로 보이며 북측이 확실히 전략적 노선변화를 꾀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