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 댓글조작에 非경공모 회원 ID 412개 동원 의혹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8.04.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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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댓글조작 의혹 614개 아이디 중 경공모 회원 소유는 202개뿐"

포털 댓글 여론조작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24일 오후 느릅나무출판사의 세무업무를 담당한 서울 강남의 한 회계법인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포털 댓글 여론조작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24일 오후 느릅나무출판사의 세무업무를 담당한 서울 강남의 한 회계법인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댓글 조작 혐의를 받는 일명 '드루킹' 김모씨(48) 일당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외에 다른 사람의 아이디까지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수사 결과 아이디를 도용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업무방해 혐의 외에 다른 죄명이 적용될 수도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이 최근 네이버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한 의혹이 있는 614개 아이디 중 경공모 회원의 아이디는 총 202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412개 아이디는 경공모 회원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얘기다. 누구로부터 어떻게 아이디를 확보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드루킹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공모 회원들로부터 아이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댓글조작 의심 아이디 614개의 소유주 중 경공모 회원의 인적사항과 겹치는 사람은 모두 169명이다.



경공모 회원 169명이 아이디 총 202개를 만들어 댓글조작에 사용했다는 의미다. 네이버에서는 1인당 최대 3개까지 아이디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412개 아이디의 신원은 오리무중이다. 드루킹 일당이 동원한 또 다른 단체가 있거나 무단으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아이디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다른 사람의 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


경찰은 이달 20일 김씨가 운영하는 경공모의 관련 인터넷 카페 3곳(경공모, 열린카페 경공모, 숨은카페 경공모)의 회원 명부와 댓글 활동, 아이디 등을 압수수색했다.

조사 결과 경공모에 가입한 회원은 모두 45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열린카페 4270여명, 숨은카페 540여명, 경공모 770여명이며 중복된 회원을 제거하면 4540여명이라는 계산이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614개 아이디의 온라인 활동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22일 네이버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관련 자료를 받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아이디가 생성된 시점부터 작성한 각종 게시글과 댓글, 공감 클릭 활동 등을 모두 분석해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드루킹 일당은 올 1월17일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라는 기사에 달린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흘린 선수들이 무슨죄냐' 등의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지만 경찰 수사는 지난해 대선 전후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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