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직원에게 갑질을 하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익명 제보방 참여자 중 관망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 사측의 모니터링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일부 제보방의 경우 참여를 위해 비밀코드 입력 등의 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이라고 이름 붙여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사진=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캡처
하지만 제보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30대 직장인 B씨는 "주변에서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회사 관련 제보를 많이 한다. 회사의 발전과 정상화를 생각하면 옳은 행동인데 회사 미래 자체가 불안해져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문제를 일으킨 고위직들이 표정과 속내를 숨긴 채 사과하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제보에) 많은 부담이 있다. 특히 일각에서 사측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비난하는데 각자 상황에 따라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다른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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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반란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갑질 피해자들이 앞선 정부와 달리 이번에는 문제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행동하는 것이다. 민주화의 한 효과라고도 볼 수 있다.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 큰 부담 없이 제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녹음기·사진기 등의 장비를 동원해 증거를 모았는데 지금은 휴대전화 하나면 다 가능, 편의성 제고도 긍정적 역할을 했다. 사측이 모니터링하겠지만 제보자도 이를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불이익지시 자체도 공개될 수 있어 사측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