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사실과 다른 발표는 보고 실수 탓…김경수 감싼적 없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18.04.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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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위 떠나 수사 최종 책임자인 제 불찰"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 /사진=뉴스1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 /사진=뉴스1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포털 댓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감싸려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 청장은 20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진행된 수사부장 백브리핑에 예고없이 등장해 "김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사건 수사를 못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것을 알고 있다"며 "공개돼있는 경찰 조직에서 한 두명이 이런 막중한 사건을 속이거나 은폐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난 1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해 김 의원 '감싸기 수사' 의혹을 키웠다. 당시 이 청장은 "김 의원은 드루킹이 보낸 메시지 대부분을 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읽고 의례적인 인사차원의 답 메시지를 보낸 것도 확인됐지만 아주 이례적인 경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청장은 나흘 만에 "지난번 기자간담회 발표 내용 중 두 가지 다른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경위를 떠나서 수사 최종 책임자인 제 불찰이다.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보낸 텔레그램 문자메시지가 14건이었다"며 "이 중 10건은 기사 URL(네트워크 상에서 정보의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정한 규칙)이었다"고 말했다.



이 청장에 따르면 나머지 4건은 △기사URL과 함께 "홍보해주세요"라는 메시지 △"네이버 댓글은 원래 반응이 이런가요?"라는 메시지 △언론에 공개된 문재인 대통령(당시 후보)의 외신기자 간담회 일정 △문 대통령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 주소 등이다.

이 청장은 "기자간담회 당시 저로서는 정확하게 관련 사실을 숙지하지 못했다"며 "기자간담회 이후 수사부장으로부터 URL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청장은 또 "김 의원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의례적 내용이라는 부분도 잘못됐다"며 "정확히는 김 의원의 보좌관이 드루킹의 대화방에서 '고맙다'고 한 것을 토대로 제게 잘못 보고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았다"며 "이를 언론에 알리고 바로잡아야 했는데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그러면서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URL을 보낸 게 확인된 만큼 두 사람 관계를 포함, 연관성을 조사할 필요가 높아졌다"며 "조만간 김경수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국정원 댓글 사건에서 뼈저린 체험을 했다"며 "앞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한치의 숨김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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