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만드는 中 'BAT'삼총사… "美 누른다"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8.04.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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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텐센트 이어 최근 알리바바도 자체 개발 나서… "시험주행 준비 중"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블룸버그통신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블룸버그통신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이들은 각각 중국의 1위 포털, 1위 이커머스, 1위 메신저 회사이다. 그런데 이들이 본업 아닌 자율주행차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 쿠팡, 다음카카오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는 셈이다.

◇ 알리바바
중국일보, 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알리바바는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AT 중 마지막으로 자율주행차 직접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3월 싱가포르 남양기술대학(NTU) 컴퓨터 비전 및 자율주행 전문가인 왕강(Wang Gang) 부교수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이들이 연구하는 것은 특정 상황에서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완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고도자율주행. 이를 위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 테스트도 실시해왔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서 약 2㎞ 떨어진 곳에 자율주행차 주행을 위한 도로도 완성해 시험주행 공개가 임박한 것으로 추측된다.



알리바바가 투자한 '중국 테슬라' 샤오펑모터스/사진=블룸버그통신알리바바가 투자한 '중국 테슬라' 샤오펑모터스/사진=블룸버그통신
◇ 텐센트
지난 2일 베이징 외곽 한 도로에서는 자율주행차 한 대가 도로 주행 테스트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차량 위에는 원격감시 장치와 여러 대의 카메라, 센서 등이 설치돼 있었다.

이 흰색 SUV 자동차를 놓고 텐센트가 개발한 자율주행차라는 추측이 쏟아졌다. '텐센트 테크놀로지(허베이)'라는 이름으로 번호판이 등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텐센트가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 내부적으로 시험 주행 단계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텐센트가 자율주행 시스템 시제품을 개발 중"이라며 "테슬라에 투자했던 텐센트가 파트너에서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텐센트는 연내 첫 완성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AI, 자율주행 관련 인력을 채용하며 조직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 바이두
BAT 삼총사 중 가장 먼저 자율주행 차량 연구에 뛰어든 곳은 바이두다. 이들 중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

3월에는 5G(세대) 네트워크 환경에서 무인자동차가 자율주행을 하는 실험을 중국 최초로 완료했다. 중국 통신업체 ZTE, 차이나텔레콤과 함께 진행한 이 실험은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될 때를 대비한 실제 실험에 가깝다는 평가다.

바이두는 중국 장화이자동차, 베이징자동차그룹 등 10여개 자동차 협력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인 '아폴로'(Apollo)'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월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는 '아폴로 2.0'을 선보였는데 연내 중국에서 이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량을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가 탑재된 차량/사진=블룸버그통신바이두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가 탑재된 차량/사진=블룸버그통신
◇ 투자를 통한 대리전→직접 개발
BAT는 그동안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자동차 기업이나 반도체, AI 업체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 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테슬라'를 자처하는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모터스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항저우알리창업투자가 지분 10%를 얻었고, 올해 초에는 대만 폭스콘, IDG 캐피털과 함께 샤오펑에 22억위안(약 3700억원)을 투자했다.

바이두, 텐센트도 이미 자율주행 차량을 연구 중인 전기차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3월 미국 테슬라에 18억 달러를 들여 지분 5%를 확보했다. 또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과 지도 제작업체인 냅인포 등에도 거액을 투자 중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9월 100억 위안(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아폴로 펀드'를 조성해 100개 이상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투자키로 했다.

이런 BAT 기업들이 관련 업체 투자를 넘어서 자율주행 차량 직접 개발에 뛰어든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독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최근 자국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진작을 위해 무인 자율주행차 도로 시험 주행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국가 규정을 마련했다. 관련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스마트 커넥티드 자동차 도로 시험 주행 관리 규범'에 따르면 각 지방정부는 5월 1일부터 지역에 맞는 세칙을 마련해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위해 공공도로를 개방하고 시험주행용 차량의 번호판을 승인·발급할 수 있다.

중국은 자율 주행차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있는 핵심적인 차세대 기술 중 하나로 보고 적극 육성 중이다. 특히 지난 3월 우버의 자율주행차 사고 이후 주춤하고 있는 미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도로 위 자동차의 10%를 자율주행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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