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반도체 자체 개발 추진…파운드리 업계 '기대감'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18.04.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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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SoC 등 개발조직 구성…제품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 경쟁 치열해 질 듯

페이스북 /사진=머니투데이DB페이스북 /사진=머니투데이DB


페이스북의 반도체 자체 개발 소식에 국내 반도체 업계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페이스북이 어떤 제품을 위해 어떤 반도체를 설계할지 정확하게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파운드리 사업을 한창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 입장에서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시스템온칩(SoC) △펌웨어 △드라이버 개발조직 신설에 앞서 채용공고를 냈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이 인텔과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기 위해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이 최근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스마트 스피커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감안할 경우 여기에 탑재될 각종 반도체를 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품사양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겠지만, 일단 페이스북도 애플처럼 반도체를 자체 조달하려는 의지만큼은 확실해 보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페이스북은 다음 달 최신 VR 헤드셋인 '오큘러스 고'(Oculus G)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 내놓은 오큘러스 시리즈에는 퀄컴의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됐다.

만약 페이스북이 자사 맞춤형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팹리스(fabless, 생산라인 없는 반도체 설계)이기 때문에 결국 파운드리 업체에 설계도면을 넘겨야 한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가 50% 이상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UMC(대만), 글로벌파운드리(GF), 삼성전자 등의 순이다.

페이스북의 반도체 개발이 가시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당장 올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7나노 EUV(극자외선) 공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할 계획인 만큼 TSMC와 붙어 볼만하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하반기 파운드리 자회사 '시스템아이씨'를 출범하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나설 채비를 마친 상태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의 반도체 개발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몰고올 지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파운드리 수요가 커지는 동시에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등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한다고 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들리는 소식이 없다"며 "어떤 파격적인 제품을 선보이느냐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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