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일상산책', 그림작가가 풀어낸 글그림일기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8.04.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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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새책]'글 그림'…혼자만의 은신처를 만드는 기회

'마이크로 일상산책', 그림작가가 풀어낸 글그림일기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지만/여전히 응답은 없고/여전히 노동의 값은 싸고/행복은 비싸다'. 근로자의 날, 메이데이, 노동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5월1일에 대한 글(제목 'MAY DAY MAY DAY') 전문이다.

매일 다른 오늘에 대한 기발한 기록을 담은 '글 그림'은 작가의 생활 속 생각들을 그림일기 형태로 풀어낸 책이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출판용 그림을 그리는 이철민 작가는 2012년 런던올림픽의 종목들을 위트있는 그림으로 풀어내다가 일상생활까지 영역을 넓혀 6년간의 기록을 책으로 엮었다.



작가의 독특하고 참신한 기록들은 마치 미국 브루클린에서 유행한다는 '100미터 마이크로 산책'을 연상케한다. 익숙한 곳을 천천히 걸으면서 평소에 보지 않았던 곳까지 자세히 들여다보며 행복감을 찾는 방식이다. '잃지 말고 잊지 말자'는 '작심 3.1'이나 '비 오는 날 아이를 마중하며 함께 걷는다'는 '비 with you'는 그동안 가까이 있으면서도 놓치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한 재발견을 기록한 예다.

애교있는 작가의 상상력도 곳곳에 드러난다. '처음 자전거 배울 때처럼 트라이 해보자'는 'TRY WHEELS'에 세발자전거를, '과체중의 범인은 면식범인 경우가 많다'는 '면식범'에 라면을 먹는 비만 조폭을 그리는 식이다.



이 작가는 "매일 주어지는 오늘을 기억하고 비슷할 것 같은 하루하루에 특별하고 따뜻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글과 그림 안에서 휴식을 찾게 됐다"고 말한다. 숨기고 싶은 실수를 털어놓고 싶거나 혼자만의 은신처를 찾고 싶다면 '글 그림'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길 권유한다.

◇매일 다른 오늘에 관한 기발한 기록 '글 그림'=이철민 지음, 팬앤펜 펴냄, 324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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