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부에 따르면 권익위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가 삼성전자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정보공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데 이어 산업부는 삼성전자의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시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고용부는 오는 19일 구미 휴대폰 공장과 온양 반도체 공장, 20일 기흥·화성·평택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방침이었다. 보고서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과 사용량, 생산공정 순서, 생산라인 배치, 사용장비 등의 정보가 담겼다.
아울러 산업부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경우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17일 오후 삼성전자가 신청한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위한 산업기술보호위원회 반도체전문위원회 2차 회의를 열어 전문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위원들은 2009~2017년도 화성,평택,기흥,온양 사업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 일부 내용이 국가핵심기술인 30나노 이하 D램·낸드플래시 공정, 조립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정명, 공정레이아웃, 화학물질(상품명), 월사용량 등으로부터 핵심기술을 유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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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의 판정은 고용부의 정보공개 명령을 직접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행심위의 행정심판과 수원지법 행정소송에서 정보공개의 부당함을 알리는 근거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행심위의 결정에 대해서는 본안 심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행심위에서 집행정지 가처분만 인용했을 뿐 정보공개 본안 심판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며 "사안이 복잡해 3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부는 산업부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대해 그동안 정보공개지침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2008년도 이후 보고서가 국가핵심기술을 담고 있다는 산업부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며 "구체적인 방침은 결정문을 받아본 뒤 내부논의를 거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중인 수원지법도 이르면 18일 중 삼성전자가 청구한 보고서공개 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