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사내 벚꽃 동산. 1.5km 산책로를 따라 약 600그루 벚꽃이 울창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매년 4월 일주일간 시민에게 개방하는 벚꽃축제이지만, 올해 행사는 SK인천석유화학에 조금 더 의미가 깊다. 한때 인천 산업계 부실의 상징이었던 이 회사가 수출 약진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석유·화학 자회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뒤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출범 첫해 79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이듬해도 적자였다. 낮은 생산효율 탓에 공장은 최소한으로 움직였고, 취약한 재무구조 탓에 구성원 급여 지급도 빠듯했다. 인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벚꽃 동산에서 만난 김 씨는 "어려운 회사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지역 경기도 좋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비결은 단순 정제시설에서 고수익 석유화학 공장으로의 '딥체인지'(Deep Change, 사업구조 근본 혁신)였다. 회사는 총 1조6200억원을 투입해 2014년 단일공장 국내 최대규모인 연산 130만톤 파라자일렌(PX) 설비를 추가했다.
PX는 페트병과 합성섬유의 원료가 되는 고부가화학제품으로 중국 수요가 급증했다.
SK인천석유화학 전경/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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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전환은 곧바로 국가와 지역 경제에 일조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국세와 지방세로 1조5300억원을 냈다. 적자에 허덕이던 2014년까지 세금을 통한 경제 기여도는 '제로'였다.
재도약에 성공한 SK인천석유화학이지만, 세계 석유·화학 시황 변수에 또 다시 직면할 수 있다. 회사는 과거의 아픔을 바탕으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해둔 상태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초경질원유와 경질원유, 고유황 중질원유 등 다양한 원료를 시황 변화에 따라 빠르고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놨다"며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압증류공정(CDU)과 초경질원유분리공정(CSU)을 동시에 갖춘 곳이다. CDU는 원유를 LPG, 납사, 등유, 경유, 중유로 분리하는 설비이며 CSU는 경질유를 포함한 초경질원유까지 분리할 수 있다. 외부 변수에 따라 설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