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용 월드클래스 바 아카데미 원장/사진제공=디아지오코리아
성중용 월드클래스바 아카데미 원장은 국내 바텐더들의 스승이다. 2008년 조니워커스쿨에서 바텐더 교육을 시작한지 올해로 10년, 그를 거친 수강생만 1000명이 넘는다. 그 역시 1995년 신라호텔에서 바텐더로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 23년간 바텐더 한 길을 걸으며 소믈리에·조주기능사 자격은 물론, 위스키 전문서적도 발간한 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다.
"배우 탐 크루즈의 영화 '칵테일' 때문에 바텐더하면 '불쇼'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쇼맨십보다는 고객의 기분과 취향, 컨디션에 맞는 칵테일을 제공하는 '조주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외국에서 바텐더를 음료 믹스 전문가, '믹솔로지스트(Mixologist)'라고 부르는 이유죠. 술을 매개로 사람들 지친 영혼을 달래준다는 점에서 치료사이기도 합니다."
그는 여가시간에도 온통 '술' 생각 뿐이다. 시간 날 때마다 사비를 털어 전 세계 증류소, 와이너리를 방문한다. 다양한 경험은 곧 생생한 강의 밑천이다. 최근에는 대학원에서 생물공학 박사과정도 밟고 있다. 소믈리에, 조주기능사를 넘어 직접 발효까지 해보고 싶어서다.
성 원장은 "외국에 가면 바 한 켠에 증류소를 갖춰놓고 위스키를 파는데 그게 참 부러웠다"며 "수강생들에게 스피릿 드링크(고도수 증류주) 만드는 법을 가르쳐 국내에 수제 위스키 열풍이 부는 것을 보고 싶다. 국내 위스키 시장도 부활하고 여러모로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 수제맥주, 크래프트 칵테일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수제 위스키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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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음용법이 소개돼야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일본 위스키가 일반 음식에 곁들이는 가벼운 하이볼 스타일로 변형되면서 살아났듯, 우리나라도 위스키가 일상에 녹아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위스키를 '삶의 윤활유'로 정의했다. "위스키는 오크통에서 어떻게 숙성하느냐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지는 것이 삶과 닮았다"며 "다양한 맛과 향, 음용법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삶이 윤택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