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상흑자 40.3억달러…'평창 효과'에도 여행수지 적자 지속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8.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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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상품수지 59.9억달러 흑자, 설 연휴로 흑자폭 축소…여행수지 14.1억달러 적자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둔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인 관계자들이 입국하고 있다.  2018.1.31/사진=뉴스1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둔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인 관계자들이 입국하고 있다. 2018.1.31/사진=뉴스1


올해 2월 경상수지가 40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된 데다 여행수지 부진이 계속된 영향이 컸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미국, 유럽 등지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으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에 발길을 끊은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세가 여전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산한 경상수지는 40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달(26억8000만달러)에 비해 경상흑자 규모가 50.4% 늘었다. 2012년 3월 이후 72개월 연속 최장 기간 흑자 기조도 이어졌다. 그러나 2017년 2월(81억8000만달러)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2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전년동월대비 크게 줄어든 데에는 영업일수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2월엔 설 연휴가 있어 영업일수가 전년보다 2.5일 줄었다. 이에 따라 수출 증가세도 다소 꺾였다.

상품수지는 59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상품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7% 증가한 449억5000만달러, 상품수입은 13.2% 늘어난 389억6000만달러였다. 상품수출입 규모는 모두 1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세계 교역 회복과 반도체 시장 호조가 이어졌지만 영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22.2%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수입의 경우 유가 등 에너지류 단가가 오르고 기업 설비투자에 주로 활용되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요가 계속되면서 증가세를 유지했다.


통관기준 품목별 수출액을 보면 선박(43.7%), 반도체(40.1%) 등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그러나 자동차부품(-18.5%), 정보통신기기(-14.9%) 등은 감소했다. 수입액은 원유(30.3%), 가스(50.2%)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인천 송도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2017.8.1/사진=뉴스1  인천 송도 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2017.8.1/사진=뉴스1
서비스수지는 2월에도 적자 기록을 이어갔다. 26억6000만달러 적자로, 역대 최대 규모 적자였던 1월(44억9000만달러 적자)보다는 적자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2월(22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확대됐다.

여행수지가 14억1000만달러 적자로 여전히 부진했다. 겨울 성수기를 맞아 우리 국민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이어졌다. 2월 해외 출국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3.6% 늘어난 231만1000명이었다.

사드 갈등으로 줄었던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세도 여전했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34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1.5% 줄었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일부 허용한 만큼 여행수입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매우 제한적인 조건으로 이뤄져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창 동계올림픽 영향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온 관광객은 증가하면서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되던 여행수지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2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9월(13억1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작았다.

미국 입국자가 전년동월대비 25.3%, 유럽 입국자가 22.3% 증가하면서 2월 전체 입국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16.5% 줄어드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 밖에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나면서 12억8000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전년동월대비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8000만달러 적자였다.

2월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26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감소한 뒤 1월 증가로 전환했지만 2월 다시 줄었다.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식투자가 36억달러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면 채권투자는 2월에도 9억7000만달러 늘어나면서 순유입 기록을 이어갔다.

보험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투자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2월 내국인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6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5년 9월 이후 3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해외 주식투자 규모는 축소됐지만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채권투자가 지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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