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버드’, 보석 같은 시간들

서지연, 박희아, 김서연 ize 기자 2018.04.0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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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버드’, 보석 같은 시간들


‘덕구’ 보세

이순재, 정지훈, 박지윤
서지연
: 덕구할배(이순재)는 외국인 며느리 대신 손자 덕구(정지훈)와 덕희(박지윤)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하지만 일흔 살 할아버지에게는 역부족인 일이고, 병까지 걸리자 자신을 대신할 사람을 찾아 나선다. 스토리는 누구나 결말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지만, 다문화 가정과 노인 문제, 결손 가정의 현실 등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을 다루면서도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드러난다. 또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한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이를 뒷받침하는 이순재의 노련한 연기가 영화를 빈틈없이 메운다. 특히 ‘마지막 주연작’으로 참여했다는 이순재는 전력을 다한 노장의 연기가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한다.

‘바람 바람 바람’ 마세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박희아
: 20년 동안 바람을 피우며 살아온 석근(이성민)은 동생인 미영(송지효)의 남편인 봉수(신하균)에게 자신이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부부관계가 원만하게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에 그의 말을 들은 체도 않던 봉수는 석근의 새로운 바람 상대였던 제니(이엘)와 연인이 된다. 스토리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나는 되지만 아내의 외도는 용서할 수 없다는 남성들의 주장을 희화화 하면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부분은 불쾌함을 준다. 특히 얼렁뚱땅 모든 것을 봉합하는 뻔한 메시지 이상으로 황당한 결말은 주의. 이병헌 감독의 전작 '스물'의 중년 버전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레이디 버드’ 보세
시얼샤 로넌, 티모시 샬라메, 루카스 헤지스
김서연
: 고향 새크라멘토가 지겨운 열일곱 살 소녀 크리스틴 ‘레이디 버드’ 맥퍼슨(시얼샤 로넌)은 주변의 잔소리가 싫고 얼른 독립하고 싶다. 십대에 겪을 다양한 관계, 특히 엄마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그려낸다. 화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날들은 어느 순간 깨달음과 함께 보석 같은 시간으로 다가온다. 성장 영화 같지만 모두가 갖고 있을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해주며, 유년시절의 자신과 주변을 이해하고 되돌아 보게 만드는 영화. 잔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이 가슴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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