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몸값 1조 육박…SM과 맞먹는다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하세린 기자 2018.04.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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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25% 2014억원에 매각…경영권 프리미엄 반영한 시가총액 1조원 육박할 것

방탄소년단 포스터/사진=빅히트엔터 홈페이지 캡처방탄소년단 포스터/사진=빅히트엔터 홈페이지 캡처


넷마블게임즈 (55,900원 ▲400 +0.72%)(넷마블)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엔터) 지분 25.7%를 2014억원에 사들인다.

비상장 기업인 빅히트에 1조원에 육박하는 밸류에이션(시장가치)을 준 것인데 이는 JYP ent. (66,700원 ▼1,000 -1.48%)YG엔터 (42,400원 ▼100 -0.24%)를 뛰어넘고 국내 최대 엔터사인 에스엠 (79,300원 ▼1,100 -1.37%)엔터테인먼트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넷마블은 4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빅히트엔터의 주식 44만5882주를 2014억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취득 후 넷마블의 지분비율은 25.71%로 빅히트의 2대 주주가 된다.

이번 지분인수로 비상장사인 빅히트엔터는 일단 8000억원 이상의 시장가치를 인정 받았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1조원 가치도 무리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는 최근 키이스트와 FNC애드컬쳐 인수로 주목받은 SM(시총 9747억원) SM과 유사한 수준이다.

넷마블 측은 "글로벌 게임, 음악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넷마블과 빅히트 양사 간의 사업적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이번 투자의 배경을 설명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2월 열린 제4회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에서 "신장르를 개척하기 위해선 이종 문화 콘텐츠가 융합돼야 한다"며 "게임과 시네마틱 드라마, 케이팝과 콜라보레이션(협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방탄소년단(BTS) 월드' 게임을 공개한 바 있다.

시장에선 넷마블의 이번 빅히트 지분 인수가 단순 사업 시너지 외에 빅히트측의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방준혁 의장과 방시혁 빅히트엔터의 대표가 서로 친척관계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빅히트엔터 투자자들이 IPO 일정을 두고 많은 간섭을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빅히트엔터 측에서는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일종의 우군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히트엔터는 IPO(기업공개)를 준비해왔으나 연내에 이를 마무리 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사업 영속성 문제가 IPO에서 항상 거론됐다. 일례로 FNC엔터는 FT아일랜드와 씨앤블루라는 쟁쟁한 아이돌 그룹이 있었음에도 영속성 허들을 넘지 못했다. FNC엔터는 이후 여성그룹 AOA가 성공적인 데뷔를 마치고 나서야 상장할 수 있었다. 빅히트엔터는 소속된 연예인이 방탄소년단 하나뿐이다.

한편, 넷마블 입장에선 빅히트 지분투자로 당장 주가 상승의 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다. 방탄소년단의 IP(지적재산권)을 선점하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단순 게임업체에서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엔터기업으로서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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