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살 땐 오프라인"…백화점 매출 끌어올린 프리미엄 상품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8.04.0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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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고가 가전·가구·명품 등 매출 신장률, 온라인몰보다 최대 5배 높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생활전문관 이노베이션룸 전경/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생활전문관 이노베이션룸 전경/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주부 이민주씨(가명·41)는 최근 백화점에서 TV와 냉장고, 소파를 샀다. 결혼한 지 10년만에 큰 맘 먹고 낡은 가전과 가구를 교체한 것이다. 1~2개월 전부터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상품 정보를 꼼꼼히 수집하고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 백화점에서 했다. 이씨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 상품인데다 AS 등이 중요한 만큼 해외직구나 온라인몰에서 사고 싶지 않았다"며 "구매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기간에 맞춰 구매했더니 가격 차이도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형 가전, 수입 가구, 명품 의류·잡화 등 프리미엄 상품들이 오프라인 백화점 매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고가 상품들은 여전히 백화점에서 더 많이 팔리는 것이다.



◇"명품 살 땐 오프라인"…백화점 성장률 두드러져=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몰의 가구·가전·명품 등 프리미엄 상품군 매출을 비교한 결과 백화점 신장률이 최대 5배 이상 높았다.

상품별로는 수입가구의 백화점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데 비해 신세계몰은 5.7%에 불과했다. 대형가전의 경우 온라인몰 매출이 18.9% 증가했지만 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39.3%를 기록했다. 명품 의류·잡화 역시 백화점에서 각각 35.4%, 19.6% 매출이 늘었지만 온라인몰 신장률은 10.2%, 6.8%였다.



이들 상품의 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가 2015년 54조원에서 2017년 78조원으로 2년새 44% 증가한데 반면 백화점 시장 규모가 수년째 30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오프라인 점포의 대형가전 매출이 17.3%, 수입가구 3.7% 각각 늘었다. 이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매출 평균 신장률 0.8%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명품 살 땐 오프라인"…백화점 매출 끌어올린 프리미엄 상품
◇'직접 확인·편리한 AS' 장점…체험매장 확대=오프라인 백화점의 판매가격이 온라인·모바일 보다 비싼데도 고객들이 몰리는 것은 고가 상품일수록 눈으로 직접 보고 구입하기를 원하는 소비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에서 구매할 경우 온라인 구매나 해외직구 등에 비해 상품 불량 확률이 낮고 교환·환불 등이 수월한 것도 한 요인이다. 가전·가구 등은 한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상품군으로 애프터서비스(A/S)가 확실히 담보돼야 한다는 점도 백화점 매출이 높은 배경이다.

프리미엄 상품군이 매출 효자로 떠오르면서 백화점 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점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 가전 전문매장 ‘일렉트로닉스’를 새롭게 구성했다. 매장 중앙에는 최신 트렌드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룸도 설치했다. 센터시티점에는 국내 최대 규모 생활전문관을 열었다. 업계 최초로 2개층에 걸쳐 홈퍼니싱 전문관을 꾸며 프리미엄 가구와 음향기기 등 최신 트렌드 고가 상품을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롯데백화점도 잠실점 등에 1억원이 넘는 고가 침대 매장을 구성해 호응을 얻고 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최근 국내에서도 구매과정과 서비스를 중시하는 선진국형 소비성향을 지닌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남들에게 보여지는 과시형 소비를 넘어 체험과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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