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후광효과 미미?…해외여행객 '급증' VS 방한객 '주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배영윤 기자 2018.04.0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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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3월' 내·외국인 관광객 희비 쌍곡선…비수기 20% 증가한 해외여행객, 올림픽 이후 제자리걸음 방한객 '대조'

올림픽 후광효과 미미?…해외여행객 '급증' VS 방한객 '주춤'


1년 중 해외여행 최대 비수기로 꼽히는 3월, 해외로 떠난 한국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갑절 가까이 늘었다. 반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방한 외래객 수요는 소폭 상승하거나 '주춤' 거려 대비를 이뤘다.

특히 3월은 평창 패럴림픽으로 방한한 선수 및 관광객이 많아 이들 '특별 손님'을 제외하면 방한 외래객의 수요는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올림픽 특수'가 반짝 수요에 그치면서 향후 올림픽 유산으로 얻게 될 관광 산업에 '빨간 불'이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에서 인바운드(방한 외래객) 여행을 담당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에 강원도를 제외한 서울 등 도심 호텔의 예약 관광객이 꽤 있었는데 패럴림픽이 끝난 뒤부터 비즈니스 목적이 아닌 순수 관광객 수요는 조금 줄었다"며 "이 수치로 당장 올림픽 효과가 떨어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올림픽 특수를 찾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수기 3월' 20대 중심으로 해외여행 '급증' 이례적



3일 하나투어 (63,900원 ▲4,000 +6.68%)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해외여행 수요(항공권 판매 제외)는 31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해외여행 수요가 46.1% 급증해 전체 여행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60대 이상 은퇴 세대 수요도 16.4% 증가했다.

이는 비수기에 여행사 할인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시기여서 가격 정보에 민감한 20대와 시간활용이 자유로운 은퇴세대가 집중적으로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또 TV 여행 프로그램 증가에 따른 홍보효과, 팍팍한 삶에 대한 욜로족의 욕구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일본을 찾은 여행객이 전체의 39.0%로 가장 많았고 동남아(36.6%), 중국(11.9%), 유럽(6.3%), 남태평양(4.5%), 미주(1.8%) 순이었다.


모두투어를 통해 해외여행을 떠난 관광객도 3월 한 달간 17만 7000명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현지투어 판매가 하락한 것이 전체인원 성장률에 영향을 줬지만 패키지여행은 10.5%, 항공권 판매는 6.2% 각각 성장했다.

◇ 올림픽 특수 사라졌나?…현장에선 "외래객 변동 없어"

같은 기간 방한 외래객은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올림픽 특수 기간을 제외한 시기와 비슷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올림픽으로 처음 방한한 선수 및 관광객의 재방문이나 TV 중계로 오른 한국 인지도만큼 실제 발걸음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구정환 한국여행업협회(KATA) 과장은 "올림픽 기간에도 유럽이나 미주 등 동계 스포츠 즐기는 관광객이 많이 오긴 했는데 여행사들 입장에선 효과가 폭발적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며 "동계올림픽이라는 상징성만으로 관광객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 공항부터 관광지까지 교통편 등 기반시설과 함께 4계절 특성에 맞는 관련 상품 개발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 일부 주요 호텔 관계자들도 "올림픽 전 관광객 수요와 비슷한 입실률과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림픽 후광효과 미미?…해외여행객 '급증' VS 방한객 '주춤'
◇ 2013→2017년 해외여행객 수 40% 증가, 방한객 수 '정체'

연도별 3월 내·외국인 관광객 추이를 보면 2013년 우리나라 해외여행객 수(111만명)와 방한 외래객 수(101만명)는 비슷했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차이는 갈수록 벌어졌다. 2015년 141만명 수준이던 해외여행객 수는 2017년 194만명으로 40% 급등한 반면, 방한 외래객은 123만 명에서 123만명으로 변동이 없었다.

연도별 출입국자 수 추이도 상황은 마찬가지. 2013년 출국자는 1484만명에서 2017년 2650만명으로 1000만명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입국자는 1218만명에서 1334만명으로 출국자의 10분의 1 수준인 100만 명 는 것에 그쳤다.

◇"해외여행, 국내 소비로 이어져"…올림픽 사후 시설 활용에 '집중'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올림픽이 끝난 후 관광객이 바로 늘어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시차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면서 "올림픽이 반짝 특수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다각적 사후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해외여행객 수의 '급증'이 관광산업의 위축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선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트렌드를 막을 수 없고, 또 환율 등 여러 요인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어 안 나가는 게 국익에 도움이라는 시각은 과거의 패러다임"이라며 "실제 해외여행은 국내 여행사 이용, 국적기 탑승, 용품 구매 등 국내 소비로 이어지는 부분도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림픽 시설 활용 문제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해 내국인과 외래객이 자주 찾는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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