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에 담긴 대한제국의 역사…홍찬선 시집 '길'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2018.03.26 11:47
글자크기

[따끈따끈새책] '길'…대한제국 진혼곡

詩에 담긴 대한제국의 역사…홍찬선 시집 '길'


신문사와 방송사 등을 거친 중견 언론인 출신의 홍찬선 시인이 역사에 천착하는 시집을 냈다. '길'이라는 제목의 시집은 '대한제국 진혼곡-잊힌 부활과 영광의 역사를 위하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대한제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발로 뛰며 기자 출신의 팩트(역사) 발굴에 시인의 감성을 덧입혔다.

홍 시인은 대한제국 창건 120주년이던 지난해, 1년간 전국에 산재한 대한제국의 역사 유적을 답사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시로 풀어냈다. 이번 시집 '길'은 광무황제 고종과 명성황후, 대한제국을 둘러싼 기존의 평가가 일본제국주의와 그들이 만든 식민주의 역사관에 의해 왜곡된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홍 시인은 대한제국이 혼돈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대한민국을 바로 서게 한 창조의 과정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1897년 고종이 나라 이름을 조선에서 '대한'으로 바꾸고 연호를 '광무'로 제정한 뒤 대한제국을 선포한 것은 혼돈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획기적이라는 것.

또 1910년 일본에 나라의 주권을 뺴앗기기 전까지 대한제국은 옛것을 근본으로 삼아 새 것을 받아들이는 개혁을 지속했다는 점, 이들의 혼이 그대로 국민들의 가슴에 남아 임시정부를 만들고 독립투쟁을 전개한 결과 해방의 결실을 맛본 것이라는 사실을 재조명한다.



홍 시인은 갑오왜란, 동학농민운동, 일미왜변, 아관망명, 갑진왜란, 을사늑약 등 대한제국의 역사를 서사시로 풀어내며, 일본제국주의의 총칼을 맞고 억울하게 죽어간 넋을 위해 대한제국 진혼곡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백 년 동안 감춰진 사관에 대한 지성인의 자성과 자각, 성찰이 녹아 있다.

시집의 마지막 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삿됨은 바름 범하지 못 하고/모든 일은 반드시 옳게 돌아옵니다/이념과/집단이기주의/철저히 심판하고/정의의 역사/펼쳐집니다'

배영대 중앙일보 문화선임기자는 추천사를 통해 "수천페이지에 달할 방대한 대한제국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시집이 출간됐다"며 "우리 근대사가 온전히 다시 쓰여지고 이해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이들에게 홍시인의 시집을 권한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기자로도 알려진 홍찬선 시인은 한국경제신문, 동아일보 등을 거쳐 머니투데이 편집국장과 상무 등을 역임했다. 시인으로서는 2016년 '시세계' 가을호에 시부문에 입선했고 겨울호 시조부문과 한국시조문학 10호(2016년)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시조문학진흥회 부이사장과 독도문인협회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