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법정관리가면 금호타이어 안쓴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8.03.20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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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법정관리시, 車 업계 신차용타이어 사용 중단...곡성·베트남 공장만 필요

법정관리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가 최대 고객인 현대·기아자동차를 잃을 위기이다. 현대·기아차는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신차용타이어(OE)로 금호타이어 제품을 쓰기 않겠다는 입장이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금호타이어 측에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돌입할 경우 OE 공급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국내·외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도 OE 공급 중단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경영정상화 및 해외매각 반대로 법정관리 위기에 직면했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해외매각이 무산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업계, 법정관리가면 금호타이어 안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굳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업체의 타이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며 "소비자들도 AS 우려 등으로 법정관리 제품이 신차에 장착된 것을 꺼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관리 시 OE 물량 전환은 2~3개월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지난해부터 매각과 유동성 악화·법정관리 위험 등이 노출되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납품 중인 제품도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로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 또 신규 차량 개발프로젝트에서도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지 하락과 공급 차질 우려로 인한 교체용타이어(RE)와 수출물량 감소도 문제다.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진입하면 30% 이상의 물량이 거래처에서 이탈할 것으로 전망한다. 무역금융의 한도성 여신 사용이 중단돼 원재료 등을 현금 거래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법정관리 신청 후 법원이 회생안을 수용하더라도 큰 폭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미이다.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시 OE 공급 중단과 RE 판매 및 수출 차질 등으로 올해 계획한 생산량(5073만8000본)의 36.3% 수준만 생산할 것으로 자체 추정한다.


이 경우 곡성공장과 베트남공장만으로 운영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미국 공장은 파산 및 매각절차에 돌입하고, 광주공장은 폐쇄 후 부지매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이 같은 내용의 법정관리 시나리오를 임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이에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1500여명이 모인 대표단은 이날 "회사 생존을 위해 남은 유일한 선택인 해외 자본 유치에 찬성한다"며 "법정관리만큼은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영업망 붕괴 및 정상적 영업활동 불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생산 활동 제약 △중국 및 미국공장 파산 △고객의 신뢰 상실 등으로 회생보다는 가까운 시기에 파산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법정관리를 막기 위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합의안 동의 후 설명회 및 찬반투표, 조인식, 주주총회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협상 가능한 시간은 오는 23일까지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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