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졸신입 연봉 4000만원 돌파…채용계획 44% '미정'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8.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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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경제 여건 어려워"…이공계·남성 선호는 여전

대기업 대졸신입 연봉 4000만원 돌파…채용계획 44% '미정'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다. 기업의 '이공계·남성' 선호가 여전한 가운데 대기업 44%는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기업의 대졸신입 평균연봉은 4017만원(월 335만원)으로 조사됐다.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봉이 4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16년 상반기에는 3817만원, 2017년 상반기엔 3880만원이었다.

올 상반기 신입 연봉은 '3500만~4000만원'이 34.1%, '4000만~4500만원'이 25.3%, '3000만~3500만원'이 17.6%, '4500만~5000만원'이 11.0%, '5000만~5500만원'이 4.9%, '5500만~6000만원'이 2.2%, '2500만~3000만원'이 1.1% 순이었다.



응답기업 182개사 가운데 80개사(44.0%)는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상반기(37.0%)보다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 비율이 더 늘었다. 신규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8.8%(16개사)로 지난해 11.0%(22개사)보다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채용을 줄이는 곳은 9.3%(17개사), 신규채용을 아예 하지 않은 곳은 2.7%(5개사)로 나타났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을 꼽는 기업이 25.9%로 가장 많았다.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0.0%), '신입사원 조기퇴사·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15.8%), '통상임금·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4.2%), '60세 정년의무화에 따른 퇴직자 감소'(8.3%) 등이 뒤를 이었다.


제도 변화보다 기업 내부 여건이나 경기상황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자료=한국경제연구원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가운데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5.3%, 여성 비중은 평균 28.6%로 올해 상반기 취업시장에서도 '이공계·남성' 선호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이공계 비중이 54.4%, 여성 비중이 26.2%였다.

대졸 신규채용시 블라인드 인터뷰 또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여부에 대해 34.6%(63개사)는 이미 도입했다고, 18.1%(33개사)는 향후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경연이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한 조사에선 응답 기업의 24.9%가 블라인드 채용을 이미 도입했다고 답했다.

블라인드 인터뷰·채용을 도입한 63개사 가운데 36.5%(23개사)는 서류제출에서 최종면접까지 모든 채용과정을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는다고 답했다. 나머지 63.5%(40개사)는 부분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분적으로 블라인드 인터뷰·채용을 도입한 기업(중복응답)은 실무면접·토론 80.0%, 서류전형 27.5%, 임원면접 5.0% 순으로 채용전형에 블라인드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블라인드 채용 기대효과(중복응답)에 대해 기업들은 '자기소개서·면접답변에 집중'(71.4%), '공평한 취업기회 제공'(68.7%), '스펙 위주 채용관행에서 직무․능력중심의 채용방식으로 변화'(52.7%)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나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사항(중복응답)으로 기업들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조성'(63.2%), '고용증가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강화'(47.8%),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42.9%), '법정 최대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고용 유도'(20.9%),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확대'(12.1%)를 들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내는 것인 만큼 기업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기업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에 맞춰 구직자들도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방식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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