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문기관 "김정태 3연임 찬성" 권고…3연임 '청신호'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8.03.1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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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실적 개선·의혹 확정 안돼…국내 자문기관 '반대'에도 외인 주주 73%로 통과 가능성 높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하나금융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하나금융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 ISS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율이 73%로 높고 1% 이상 주주들이 대부분 외국 기관투자가여서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KB금융지주의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는 반대 의견을 제시해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에도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SS는 23일 열리는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상정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여러 논란에도 ISS가 김 회장의 연임에 찬성을 권고한 것은 김 회장 재임기간 실적이 개선되는 등 주주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나금융 순이익은 2조368억원으로 2005년 12월 지주 설립후 처음으로 2조원대를 기록했다. 중간배당까지 포함한 배당 역시 주당 1550원으로 역대 최대다.

김 회장과 하나금융을 둘러썬 일부 의혹이 해소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독일 부동산을 사기 위해 자금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KEB하나은행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냈다.



또 '창조경제 1호'로 꼽히는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도 금융감독원 조사로 해소됐다. 금감원은 KEB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 대출을 특혜대출로 볼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노조가 주장한 김 회장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과 금융당국의 제재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가능성에 불과해 반대 의견을 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ISS의 권고로 김 회장의 3연임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금융 외국인 지분율이 73.51%에 이르고 1% 이상 주주도 국민연금과 SK텔레콤을 제외하면 모두 외국 기관투자가이기 때문에 외국인 주주 영향력이 높다. 특히 외국인 주주들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경영진의 유임을 지지한다. 경영진이 바뀌는 것이 주주입장에선 가장 큰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김 회장 3연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건 부담이 될 수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회장을 선정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이 객관적으로 선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김 회장이 여러 의혹을 받고 있어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부적절하다며 선임 반대를 권고했다.

하나금융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9.61%를 보유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에게 의결권 자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서스틴베스트 외에도 다른 곳에서도 의결권 자문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스틴베스트는 16일에 열리는 KT&G 주주총회에서 백복임 사장 연임 안건엔 반대 의견을 냈지만 국민연금은 '중립'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한편 ISS는 KB금융 주주총회 안건 가운데 KB노조가 주주제안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과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이사선임 자격 제한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권 교수가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사 이사회 활동 경험이 없어 이사로서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는데다 KB금융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반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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