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인수 발표 전 키이스트 물량 쏟아낸 외국인…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8.03.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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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의 키이스트 인수는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호재', 中 소후닷컴 투자금 회수 위해 장내 매도 관측

2016 SMTOWN 일본 도쿄돔 콘서트 관람하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오른쪽)와 배용준.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2016 SMTOWN 일본 도쿄돔 콘서트 관람하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오른쪽)와 배용준.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탤런트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 연예기획사 키이스트 (5,770원 ▼10 -0.17%)에스엠 (79,300원 ▼1,100 -1.37%)으로 전격 인수되는 가운데, 인수 발표 전 외국인 보유하고 있던 키이스트 물량을 장내에서 대거 매도해 사전에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키이스트는 최대주주인 배용준 씨가 보유 지분 1945만5071주(25.12%)를 전량 에스엠에 넘길 계획이다. 양도금액은 주당 2570원씩 총 500억원이다.



에스엠 역시 이날 공시를 통해 키이스트 주식 1945만5071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스엠이 배 씨를 상대로 주당 3만8075원씩, 총 350억원 규모의 신주 91만9238주를 유상증자를 통해 배정하고, 나머지 150억원은 5월 14일 현금 지급하는 조건이다.

에스엠 측은 "경영권을 확보해 기존 사업부문과 함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가지 살펴볼 점은 이같은 내용이 공시되기 전 이틀간 외국인이 키이스트 물량을 장내에서 대거 쏟아냈다는 점이다. 특히 업계는 이들 물량이 쏟아져나온 시점이 키이스트의 주가가 단기 급등세를 탔던 어제 오후 이후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어제 오후 키이스트 매각 관련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를 틈타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며 "주가가 워낙 올랐으니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3일 키이스트 주가는 전일 대비 20.21% 오른 2885원으로 마감했으며 외국인이 196만3249주를 순매도했다.

한편, 이같은 의혹에 대해 일각에선 4년 전 키이스트에 지분 투자를 했던 중국의 3대 포털 소후닷컴이 보유 물량을 내놓았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소후닷컴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2014년 8월 13일 키이스트 지분 6.4%(483만여주)를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취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중국 사드 보독 여파와 키이스트 소속인 탤런트 김수현 입대 등으로 중국 내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판단, 소후닷컴은 올 들어 키이스트 물량을 장내에서 꾸준히 매도해왔다. 2월 2일과 3월 9일에 두 차례에 걸려 286만1990주를 장내 매도한 소후닷컴의 키이스트 보유지분율은 9일 기준 2.7%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후닷컴이 지난 9일 기준으로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추면서 주식보고사유의 의무가 해제돼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키이스트가 외국인 투자를 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이틀간 장내에서 쏟아진 외국인 물량은 소후닷컴 보유분으로 추정된다"며 "엔터 업계에서는 에스엠의 키이스트 인수가 외려 양측에 윈윈이 되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비이상적인 주가 흐름이 감지될 경우 저간의 사정을 들여다보고 필요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강이양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2팀장은 "기본적으로 모든 상장사의 주가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감시 결과 문제가 되는 점이 발견된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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