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뇌물 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다스 등 차명의혹 재산 실소유주 관련 혐의 위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오전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는 여러 범행 동기라든가 다른 혐의의 전제사실인 만큼 먼저 조사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모르쇠' 답변을 반박하기 위해 몇몇 증거를 제시했으나 이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강훈, 피영현, 박명환, 김병철 등 변호사 4명과 수행비서 1명, 경호 직원 등을 대동하고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사 도착 후 10층 특수2부장실을 찾아 수사책임을 맡은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 송경호 특수수사2부장과 10분 정도의 면담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면담에서 "편견 없이 조사하면 좋겠다"고 말했고, 한 차장검사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오전에는 신 부장검사와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검사만 조사에 참여했다. 검찰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대통령의 이름·직업 등을 물어보는 인정신문 등은 생략했다. 신 부장검사는 오후에도 추가 조사를 이어간 뒤 송 부장검사와 교체된다. 송 부장검사는 삼성의 다스 소송비용 대납 의혹 등 뇌물수수 의혹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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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서는 오전 중 이 전 대통령의 옆에 강훈 변호사가 자리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필요한 조력을 잘 받고 있다"며 "변호인 숫자를 제한하지 않고 변호인이 수기 메모하는 것도 허용되는 등 충분히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측이 사전에 준비해 제출한 자료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통령은 별도의 휴식시간 없이 오후 1시 넘어서까지 조사를 받은 뒤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오후 조사에 임했다. 이 전 대통령의 점심 메뉴는 설렁탕이었다. 식대는 검찰이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