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증설 경쟁에 건설사 실적 키 잡은 삼성·하이닉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8.03.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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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화성·청주서 동시다발 시설투자…그룹 계열 건설사 수주물량 4조원 규모

반도체 증설 경쟁에 건설사 실적 키 잡은 삼성·하이닉스


지난 해 11월 모간스탠리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시장 침체 우려와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격적 투자가 멈추지 않고 있다.

공격적 투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가 반도체 호황을 타고 대규모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특수분야인 반도체 라인 건설이 건설업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말 평택 반도체공장 2라인 신설을 위한 기반 공사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지난해 가동한 평택 1공장에 30조원 가량이 투입된 것을 감안할 때 2공장 투자액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한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0조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계획 중이다. 청주 M15 공장 신규 건설과 중국 우시 공장 확대 등이 예정된 계획표다.

청주 공장은 이르면 올 하반기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내년 6월 완공 계획이었지만 최근 반도체 시장 호황에 맞춰 완공시기를 올 4분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전략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추가증설에 나선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과 중국 시안 2공장까지 한꺼번에 3개 거점에서 반도체 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업계의 증설 바람은 고스란히 계열 건설사 실적에 훈풍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평택 2공장은 삼성물산이, SK하이닉스 청주 M15 공장은 SK건설이 시공사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삼성전자 평택 2공장 마감공사를 9678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1월 수주 공시를 낸 평택공장 추가공사 규모도 7800억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조단위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SK건설이 공사를 진행하는 SK하이닉스 발주 공사도 총 3건, 2조1843억원에 달한다. 경남 고성 석탄화력발전소 사업(3조3057억원)을 빼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이나 플랜트사업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반도체 업계의 잇단 증설 계획은 건설사 입장에서 가뭄의 단비"라며 "이들 반도체 공장은 진도 7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정밀한 기술과 청정한 클린룸 등이 필요한 특수 건설 분야여서 오랜 경험을 가진 이들 건설사들가 필요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의 전일 주가 급등(8.76%)의 영향으로 각각 3.86%와 6.01% 오른 258만 3000원과 9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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