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10억 굴리는 그들만의 리그…공모주 투자자 보니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8.03.14 04:32
글자크기

[공모주 신기루]③VIP담당 PB가 말하는 공모주 투자자…투자리스크 싫어하는 중장년층이 다수

편집자주 요즘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의 청약경쟁률이 예사로 1000대1을 넘기고 있다. 청약만 받으면 상장 첫날 100-200% 수익을 올리는 대박 종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정부 규제가 심해지자 갈 곳 잃은 자금이 올 들어서만 코스닥 공모시장에 16조원이나 몰렸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로 돈을 벌기는 만만치 않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일반공모로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인데다, 주가도 급등락하기 때문에 방심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공모주 투자의 허와 실을 정리해 본다.

[MT리포트]10억 굴리는 그들만의 리그…공모주 투자자 보니


"투자 리스크를 싫어하는 은퇴한 중장년층이 주로 공모주에 투자한다고 보면 됩니다. 10억원 정도를 가지고 대다수 공모 종목에 투자하죠. 90년대부터 하던 분들이 지금도 투자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한 증권사 명동지점에서 PB(프라이빗뱅커)로 일하는 A부장이 말하는 평균적인 공모주 투자자의 모습이다.



A부장은 "공모주 투자는 투자과정도 복잡하고 증거금으로 묶이는 투자 규모도 커서 고액 자산가가 아니면 뛰어들기 힘들다"며 "신규로 공모주 투자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고 늘 하던 사람들만 투자한다"고 말했다.

공모주 투자는 수억원의 증거금을 내고 공모주를 청약 받아 2~3주 뒤 상장되면 초기에 매도해 수익을 올린다. 공모 받은 주식을 장기보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주식 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장기 보유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습관적으로 해온 투자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죠. 상장 당일 차익을 올리고 다른 공모주로 미련없이 넘어갑니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수억원의 증거금을 내고 청약에 나선다. 그런데 최근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더 많은 청약증거금을 내면서 청약경쟁률이 올라가는 머니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온 가족이 청약에 나선다. 1인당 청약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어 여러 명이 청약하면 더 많은 공모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어서다. 최근 청약경쟁률이 수백대일로 치솟으면서 가족을 동원한 청약이 늘었는데, 이 과정에서 부모들의 공모주 청약전략이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A부장은 "화제가 됐던 B사의 경우 2억5000만원 이상을 증거금으로 내야 겨우 30여 주를 배정받았다"며 "어지간한 재력으로는 공모주 투자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공모주 투자자 끼리는 네트워크가 있어서 종목 분석도 공유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배정받은 수량만큼의 투자금을 제외하고, 2~3일 안에 증거금을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배정받은 주식도 상장되면 즉시 팔기 때문에 청약에 넣을 수 있는 자금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A부장은 "어느 증권사가 공모를 주관하느냐에 따라 매번 공모주식을 청약할 수 있는 증권사가 달라진다"며 "공모주 투자자들은 공모 일정에 따라 증권사를 옮겨다닌다"고 말했다.

☞읽어주는 MT리포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