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간판 제조기업 GE, 트럼프 때문에 '설상가상'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8.03.08 13:24
글자크기

실적악화 1년 새 주가 반토막…철강·알루미늄 폭탄관세에 비용부담↑, 해외사업↓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 대표 제조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폭탄 관세 부과 조치의 최대 희생양으로 지목됐다. 실적 악화로 이미 궁지에 몰린 GE에 이번 조치가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해외사업 기회를 앗아가는 이중고를 촉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7일(현지시간) CNN머니 등에 따르면 존 인치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최신 보고서에서 GE가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로 이중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철강·알루미늄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무역상대국의 보복 조치로 해외사업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GE는 항공기 엔진, 발전소 터빈, 기차와 여러 중장비 등을 만든다. 철강과 알루미늄 수요가 상당하다. 국제 철강 가격은 이미 점점 비싸지고 있는 상황. 미국산 철강 기준물 가격이 지난주 5% 올라 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가 붙으면 가격이 더 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시장 환경이 좋지 않고 경쟁도 치열해 GE는 원가 부담을 고객들에게 떠넘기기도 어려운 처지다. 인치 애널리스트는 "철강 및 알루미늄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GE가 가장 큰 근본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GE는 해외사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전 세계 180여개국에 진출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다. CNN머니는 GE가 오랫동안 '자유무역의 승자'였다고 지적했다. 인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무역 공세에 무역상대국들이 보복에 나서면 GE의 해외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봤다.

제너럴일렉트릭(GE) 주가 추이(단위: 달러)/자료=블룸버그제너럴일렉트릭(GE) 주가 추이(단위: 달러)/자료=블룸버그
또 다른 문제는 GE의 주요 경쟁사들이 대개 미국 밖에서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미국 내 금속 가격이 오르면 경쟁사들이 유리한 가격경쟁력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기 쉽다.

인치는 전력시장 침체와 실적·자금 압박 등으로 이미 고전하고 있던 GE가 무역갈등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GE는 지난해 4분기에 100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주가는 지난 1년간 51% 추락했다.


GE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잠재적인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우리 비용에 미칠 영향에 대한 보도는 완전히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 자료는 관세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우리의 수입 금속 소비량이 아주 적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