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미투' 열풍에 죽다 살아난 우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3.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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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서 미투로...권력의 붕괴] ⑦만연한 내부 성추행 드러나… 창업자 CEO 물러나고 매출 급감 위기

트래비스 칼라닉 전 우버 최고경영자(CEO). 그는 우버를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로 키웠으나,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 등 각종 구설수에 시달리다 지난해 6월 결국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AFPBBNews=뉴스1트래비스 칼라닉 전 우버 최고경영자(CEO). 그는 우버를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로 키웠으나,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 등 각종 구설수에 시달리다 지난해 6월 결국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AFPBBNews=뉴스1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은 기업의 생사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

2010년 5월 창업한 우버는 현재 세계 100여개 도시에 진출해 한때 기업가치가 680억달러(약 73조2020억원)에 달했다.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라닉 전 최고경영자(CEO)는 한때 미국 IT업계를 대표하는 경영자 중 한명으로 꼽혔다.



하지만 우버의 급성장과 칼라닉 전 CEO 성공의 이면에는 차별적인 남성중심의 사내문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여성에 대한 노골적인 성희롱과 성차별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칼라닉 스스로 한 남성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버를 창업한 뒤 부르기만 하면 와서 함께 잘 수 있는 여성이 많아졌다. 회사를 '부버'(Boob-er·여성의 가슴을 뜻하는 Boob과 Uber의 합성어)라고 부른다"며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희화하는 말을 대놓고 할 정도였다.



우버의 이런 마초적이고 왜곡된 기업문화는 지난해 2월 우버의 한 여성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냈다.

타임지,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지난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수전 파울러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버에 만연한 성추행 문제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그녀 자신이 상사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으며 인사팀은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기에 급급했다고 고발했다.

파울러 이후 우버의 왜곡된 사내문화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다. 문제가 커지자 우버는 성추행 혐의가 있던 직원 20여명을 해고했다. 비슷한 시기 칼라닉이 우버의 임금체계에 불만을 표시하는 기사에게 "남 탓하지 말라"고 고함치는 동영상도 공개되면서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지난해 1월 칼라닉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경제자문단 합류를 계기로 시작된 '우버 삭제'(#DeleteUber) 운동도 더욱 확산됐다.


[MT리포트]'미투' 열풍에 죽다 살아난 우버!
결국 지난해 6월 칼라닉이 물러나고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출신의 다라 코스로샤히가 새로운 CEO가 됐다. 코스로샤히 CEO 취임 이후 지난해 4분기 작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22억2000만달러(약 2조38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회복 조짐을 보였다. 죽다 살아난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45억달러(4조8442억원)로 여전히 막대한 수준이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지난해 12월 우버 지분 15%를 매입해 1대 주주가 되면서 우버의 기업가치를 기존보다 30% 낮은 480억달러(51조6720억원)로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세컨드메저에 따르면 2016년 80%를 웃돌던 우버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월 74%로 줄었다. 반면 ‘우버 삭제‘ 운동으로 경쟁사인 리프트는 22%로 확대됐다. 잘못된 사내문화가 기업에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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