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경제 훈풍의 최대리스크는 '통상압력'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정혜윤 기자, 권혜민 기자 2018.03.0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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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 한국경제진단]전문가 진단…증가율 꺾였지만 덩치 커진 가계부채도 리스크

 2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품창고에 제품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품창고에 제품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부터 훈풍을 타기 시작한 한국경제의 주요 지표는 올해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올해만큼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에 대한 걱정을 덜한 경우가 최근에 있었나 싶다"고 까지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통상 문제를 한국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꼽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한국경제의 악재다. 가계부채 역시 또 다른 뇌관이다.



◇"통상압력이 최대 리스크" = 4일 머니투데이가 주요 경제연구소에 문의한 결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리스크로 통상압력, 가계부채, 미국의 금리인상 등을 지목했다.

이 중 한국경제의 리스크로 통상압력을 지목한 전문가들이 가장 많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상압력은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아무래도 통상마찰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철강의 경우 미국의 관세를 부과하면 가격경쟁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다른 나라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대희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당초 제기됐던 우려 중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등은 기존 견해에서 더 확대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반면 보호무역주의는 강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통상 부분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통상압력은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의 경제지표는 수출을 중심으로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세계경제의 개선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졌기 때문이다. 일종의 반사효과였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자국 이기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자국 이기주의는 세계교역을 위축시키게 되고, 한국의 수출주도성장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도 여전한 리스크" = 가계부채는 한국경제를 평가할 때 빠지지 않는 리스크 요인이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묶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증가율만 보면 어느 정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 절대금액은 늘었지만 증가율을 한자리수 낮추겠다는 정책목표는 조금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의 증가율과 별개로 기본적인 덩치가 너무 커졌다"고 우려한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맞춰 통화정책에 변화를 줘야 하는데, 정책적인 선택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쫓아가기 버겁고, 안 쫓아가자니 채권과 주식시장 등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게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미국을 따라가면 취약차주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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