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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수가 힘"…일제시대 북촌 지킨 정세권선생 업적조명

뉴스1 제공 2018.02.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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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독립운동가 정세권선생 기념사업 토론회 부동산사업 통해 북촌 지키고 독립운동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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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성당에서 열린 정세권 선생 기념사업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18.2.27/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성당에서 열린 정세권 선생 기념사업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18.2.27/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사람 수가 힘이다. 일본의 북진을 막아야 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에 맞서 북촌지역을 지켜낸 기농 정세권 선생이 딸인 고 정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서울시가 정세권 선생의 업적을 조명하고 기념사업 추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시는 27일 오후 북촌 가희동성당에서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국사편찬위원회, 종로구와 함께 '일제강점기 디벨로퍼 독립운동가 정세권 선생'이라는 주제로 기념사업 토론회를 진행했다.



정세권 선생은 지난 1888년 경남 고성군에서 태어나 1930년 조선물산장려회, 신간회 활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다. 이와 함께 1919년 종합건축사 '건양사'를 설립한 뒤 조선인들에게 중소형 한옥을 저렴하게 제공하며 일제에 맞서 북촌지역을 지켜낸 도시개발자이기도 하다.

토론회는 정세권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한편 기념사업 추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세권 선생 기념사업은 서울시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시는 지난해부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국사편찬위원회, 종로구와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 발제자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정세권 선생이 설립한 건양사의 도시개발사적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경성은 1920년을 기점으로 소비도시에서 산업도시로 변했다. 그러면서 조선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도 몰려 들어 인구가 빠르게 늘었다. 사람이 몰리면서 주택은 부족해지고 주거환경이 열악해졌다.

김 교수는 일제가 일본인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가지 정책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교외지역에 새로운 주거촌을 개발하는 정책과 조선인 주거지역이었던 북촌을 일본인 거주지역으로 바꾸는 정책이 그것이다. 김 교수는 "1920년대 경성에 주택이 매년 2000채 정도 지어졌다"며 "그 중 조선인 주택은 900~1000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중 300채를 정세권 선생이 제공했다"며 "조선인 주택의 30%이상을 제공한 것으로 어마어마한 활동"이라고 평했다.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독립운동가로서 선생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박 교수는 선생의 활동을 Δ민족의식 고취 Δ신간회운동 참여 Δ조선물산장려운동 실천 Δ조선어학회 언어 독립투쟁 후원 Δ민족구호활동의 5가지 분야로 나눠 소개했다.

선생은 대표적인 독립운동단체 신간회 활동에 참여해 경성지회의 상무집행위원을 역임했다. 조선물산장려운동 독려에도 힘썼다. 조선물산장려회 경성지회의 초대 이사를 맡아 기관지 발간을 책임졌다. 1931년부터 1940년까지 60편의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또 당시 돈으로 2만원의 자비를 들여 물산장려회관을 지었다.

이와 함께 조선어학회의 언어독립투쟁 자금도 지원했다. 조선어학회 모임 비용을 전담하는 한편 조선어학회 회관부지도 매입했다. 만주 동포의 구제활동도 펼쳤다. 1936년 8월 만주에 수재가 발생하자 이재민을 위해 의복 200점을 기탁했다. 이듬해 평안북도에 수재가 발생했을 때에는 이재민을 위해 의복 650점을 기탁했다.

박 교수는 "정세권 선생은 부동산사업으로 돈을 벌어서 민족 독립운동 자금으로 투여했다"며 "아직까지 선생이 제대로 조명이 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과 연계해 내년 2월 협력 기관들과 함께 정세권 선생 기념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 선생의 전시물을 상설전시하고 투어코스를 개발, 상시적으로 기념사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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