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숭이 피해자 집에…'윤서인 만화' 일파만파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8.02.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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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방남 풍자코자 했으나 "피해자 고려 안했다" 비판 휩싸여…靑 청원 15만명 넘어

조두순을 연상케하는 만화를 그려 정치상황을 풍자한 만화가 윤서인을 처벌해달라고 23일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홈페이지조두순을 연상케하는 만화를 그려 정치상황을 풍자한 만화가 윤서인을 처벌해달라고 23일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만화가 윤서인이 조두순을 연상케하는 만화를 그려 정치상황을 풍자했다가 조두순 사건 피해자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만평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에 윤서인이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윤서인은 지난 23일 한 매체에 만평을 게재했다. 해당 만평에는 안경을 쓴 한 남성이 여성에게 "딸아, 널 예전에 성폭행했던 조두숭 아저씨 놀러오셨다"고 소개했다. 지난 2008년 12월11일 경기도 안산에서 등교 중이던 나영이(가명·당시 8세)를 인근 교회 화장실로 납치한 뒤 성폭행 한 조두순을 연상케 하는 만평이었다. 조두숭으로 묘사된 남성이 "우리 OO이 많이 컸네. 인사 안하고 뭐하니?"라고 말하자 여성이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만평은 윤서인이 25일 방남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을 '조두숭'으로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인물인데, 방남하는 것을 두고 비판하고자 한 의도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만평이라 해도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설정이라며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삭제되기에 이르렀다.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윤서인을 처벌해달라는 여론도 형성됐다. 청원자는 23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글을 올린 뒤 "아무리 정치 성향이 다르고, 생각이 달라도 이것은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는 지금도 조두순이 출소하여 찾아오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는데 그런 공포를 느끼고 있을 피해자는 신경도 쓰지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나영이는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둔 조두순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두순 사건 당시 나영이 주치의였던 신의진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나영이 아버님과 나영이는 항상 (조두순이)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셨다"고 말했다.
조두숭이 피해자 집에…'윤서인 만화' 일파만파
결국 윤서인은 2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과의 글을 올렸다. 윤서인은 "제 만화에 '조두숭'을 언급한 점, 제 잘못 맞고 피해자의 심정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 및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악인으로 비유해 국민적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그린 만화였다"며 "앞으로는 좀 더 표현에 신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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