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이방카 역할은 매력공세…외교적 돌파구 기대 적어"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8.02.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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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이방카, 여론전 대신 외교 치중하면 트럼프에 역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함께 스노우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함께 스노우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방한을 놓고 미국 언론들도 이른바 '평창 올림픽 북-미 외교전 2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필연적으로 비교가 되는 까닭이다.

미국 CNN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최고매력사령관(charmer-in-chief)이 한국에 도착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방카 보좌관의 방한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그의 방한 임무를 '매력 공세'(charm offensive)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방카의 이번 방한은 북한의 외교적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김여정과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방카의 방한 결정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는 미국의 시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환한 미소로 주목을 받았던 김여정과 달리 펜스 부통령은 시종 경직된 표정과 외교적 결례에 행동을 보이며 북한과의 외교전에서 완패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학교(RSIS)의 미국 담당자 에반 리스닉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보낼 수 있었던 고위 관리들의 폭을 살펴봤을 때, 이방카 보좌관은 좋은 평판과 카리스마, 스타 파워를 지닌 최고의 인물"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최고의 얼굴(the best face)"이라고 평가했다. 즉 이방카의 스타 파워를 이용해 한미관계를 굳건히 하려는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리스닉은 "트럼프 정부는 1라운드에서 북한에 패배한 것이 분명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이방카의 스타파워가 올림픽 막바지에 더 나은 결과를 내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언론도 이방카의 한국 도착에 큰 관심을 보였다. ABC 방송은 "이방카가 생방송 중계와 카메라 세례 속에 환대를 받으며 한국에 도착했다"고 전했고 AP통신도 "이방카가 한국에서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최고 지도자의 가족인 이방카와 김여정 모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온 지도자들의 이미지를 상쇄하며 긍정적인 언론의 시선을 끌어오는 데 노련한 인물들"이라며 이방카의 역할에 주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방카가 여론전이 아닌 외교에 치중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역효과가 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CNN의 리스닉은 "대북 정책 입장을 마련하는 데 이방카 보좌관이 뛰어들면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적이지 않다는 이미지만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번 방한은 PR쇼 그 이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VOA(미국의 소리) 역시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이방카의 방한으로부터 어떠한 외교적 돌파구를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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