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돌아오려나?(6)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8.02.2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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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자료=책임 있는 연방재정을 위한 위원회(CRFB: Committee for a Responsible Federal Budget)/자료=책임 있는 연방재정을 위한 위원회(CRFB: Committee for a Responsible Federal Budge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선거 당시 "나는 빚의 제왕"(I'm the king of debt)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대 진영이 트럼프 공약을 두고 "국가부채를 30조달러나 늘리게 될 것"이라고 비난한데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트럼프 당시 후보는 "나는 빚에 관해 끝내 주는 사람이다. 누구도 나보다 빚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나는 빚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다. 만일 뭔가 잘 안 되면 빚을 재협상하면 된다. 어이, 경제가 망했어. 절반만 돌려줄 게. 이렇게 말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 트럼프의 취임 일년 만에 미국 국가부채 전망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총 1조달러 이상의 추가 재정적자를 유발할 감세를 결정했죠. 야당인 민주당과는 앞으로 2년 동안 정부지출을 3000억달러 늘릴 수 있는 예산안에 합의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내년 중 1조2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닌 데도 불구하고, 그것도 지금처럼 경기 호황기에 재정적자가 이렇게 많아지는 일은 전례가 없습니다. 보통 경기 호황기에는 재정수지가 크게 개선되는 게 정상이죠. 그렇게 돈을 잘 모아둔 뒤에 경기가 나빠지면 푸는 것이 재정의 일반적인 역할이자 패턴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은 그런 통념을 거부합니다.



그 결과는 과열경제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과도한 재정적자는 국가부채 비율을 아래 그래프처럼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여 놓을 수 있습니다. 1~2년 뒤부터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고령화에 따른 대규모 복지지출 확대까지 예정되어 있던 터였죠.

이처럼 과도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는 달러화 약세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또 하나의 경로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돌아오려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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