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유준원, 골든브릿지증권 인수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전병윤 기자 2018.02.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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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텍셀네트컴 코스닥 시총 20위권 업체, 저축은행 이어 증권업 진출

골든브릿지증권 본사골든브릿지증권 본사


코스닥 상장기업인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텍셀네트컴 (3,380원 ▲15 +0.45%)이 골든브릿지증권을 인수한다. 텍셀네트컴의 최대주주인 유준원 대표는 증시에서 슈퍼 개미로 불리는 '큰손' 투자자다. 유 대표는 세종저축은행과 공평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한데 이어 골든브릿지증권 경영권까지 사들이면서 증권업 진출에 나섰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지난 19일 최대주주 골든브릿지가 보유한 보통주 2121만주(지분율 41.84%)를 텍셀네트컴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매각대금은 420억원이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심사를 마치면 골든브릿지증권 매각 작업은 마무리된다.



골든브릿지증권은 같은 날 텍셀네트컴과 제이원와이드, 공평저축은행, 세종저축은행 등 관계사 3곳에 주식 5241만주, 600억원 어치를 배정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의했다. 텍셀네트컴은 1020억원을 들여 골든브릿지증권 주식 7362만주를 보유할 예정이다. 증자 이후 텍셀네트컴이 확보 가능한 지분율은 71.4%다.

골든브릿지증권의 새 주인이 되는 텍셀네트컴은 시가총액 1조4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20위권 상장사다.



네트워크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2년 세종저축은행, 2016년 공평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했다. 이번에 골든브릿지증권 인수로 증권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유준원 텍셀네트컴 대표는 2009년 코스닥 상장사인 씨티엘과 텍셀네트컴 경영권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슈퍼 개미로 불렸다. 유 대표는 2011년 말 씨티엘 지분 10.1%를 한신공영 계열사인 코비서비스에 170억원에 매각해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 대표가 저축은행 인수 후 사업구조를 유가증권담보대출 분야에 집중했다"며 "시너지 확대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난 지속으로 2014년 매물로 나온 골드브릿지증권은 4년여 만에 매각됐다.

골든브릿지증권은 2005년 사모펀드 BIH(당시 브릿지증권)에서 현 경영진인 이상준 회장 측에 인수됐다. BIH는 보유지분 78%를 1250억원에 매각했고 이 회장 측이 유상감자분 869억원을 제외, 381억원을 완납하고 인수했다.

하지만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2013년과 2017년 2차례 유상감자를 실시해 자본금이 52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16년 영업적자 47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적자도 13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존폐 위기에 몰렸다.

특히 경영난 속에 유상감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시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유상감자를 단행하자 최대주주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노사간 갈등이 심화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텍셀네트컴의 골든브릿지증권 인수는 증권업 라이선스(면허)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골든브릿지증권을 어떻게 정상화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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