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차민규의 깜짝 은메달

OSEN 제공 2018.02.20 01:11
글자크기
시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차민규의 깜짝 은메달


시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차민규의 깜짝 은메달
[OSEN=강릉, 이균재 기자] 차민규(25)의 깜짝 은메달은 아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차민규는 지난 19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발경기장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서 34초42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2010 밴쿠버 올림픽서 모태범이 500m 금메달을 딴 이후 8년 만에 남자 단거리 빙속에 메달을 안겼다. 이번 대회에선 김민석(남자 1500m), 이상화(여자 500m)에 이어 한국 빙속의 3번째 메달 주인공이 됐다.
차민규는 14조 아웃코스에서 길모어 주니오(캐나다)와 경쟁했다. 100m 랩타임은 9초63. 메달권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민규는 중반부터 스퍼트를 내기 시작해 환상적인 코너링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차민규의 올림픽 동률 기록은 금메달 리스트인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이 34초41을 찍으며 없던 기록이 됐지만 그의 쾌속질주는 국민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차민규는 백분의 1초 벽에 막혀 금메달을 아쉽게 놓쳤다. 차민규는 지난해 12월 2017-2018시즌 월드컵 3차 대회(캐나다 캘거리)서는 천분의 1초 벽에 막혀 은메달의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당시 차민규는 개인 최고 기록을 무려 0.5초나 단축, 34초 314로 들어왔지만 캐나다의 알렉스 보이베르-라크루아에 불과 0.001초 뒤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금메달만큼 값진 은메달은 아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차민규는 원래 쇼트트랙 선수였다. 그러나 몸싸움이 싫어 2012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하늘은 그에게 시련을 줬다. 2014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오른 발목을 다쳐 TV로 대회를 지켜봤다.
차민규는 기나 긴 재활의 터널을 거쳐 마침내 기량을 꽃 피웠다. 지난해 2월 삿포도 동계아시안게임 500m서 동메달을 따며 가능성을 보인 그는 월드컵 대회 동, 은메달로 평창에서의 메달 기대감을 부풀렸다.
부상 시련을 이겨낸 차민규는 "스케이트를 계속 타고 싶었다. 재활하면서 점점 좋아졌다"며 "그 당시엔 진로 생각도 많이 했다. 재활이 잘 돼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제2의 모태범을 꿈꾸던 차민규는 8년 전 모태범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email protected]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email protected]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