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설맞은 신동빈 회장...신동주 '경영권 흔들기' 본격화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8.02.18 14:15
글자크기

신 회장 최근 일본 내 '광윤사 소송'도 패배…신 전 부회장 임시주총 열고 공격 나설 듯

옥중 설맞은 신동빈 회장...신동주 '경영권 흔들기' 본격화


옥중 설맞은 신동빈 회장...신동주 '경영권 흔들기' 본격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돼 옥중에서 설을 보낸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빚어온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경영권 뒤집기' 물밑작업에 본격 나섰다.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와 관련한 일본 내 소송에서 신 회장이 패배한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18일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부인 오고 마나미씨를 비롯 일본에 거주하던 신 회장의 가족들이 이날 아침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신 회장을 면회했다. 15~17일 설 연휴 3일간 일반인은 물론 변호인 면회도 진행되지 않아 면회가 가능해진 18일 오전 가족들이 서둘러 신 회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족들의 우려가 크지만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접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명절 직전인 지난 14일에는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을 비롯 송용덕 호텔&서비스 BU장(부회장), 허수영 화학 BU장(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신 회장을 첫 면회한 바 있다.

롯데 경영권을 놓고 신 회장과 갈등을 빚어온 신 전 부회장은 '롯데 흔들기'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내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되는 6월 이전에 임시주총을 열 것"이라며 "신 회장의 구속을 문제삼아 경영권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려고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기업 경영자의 기소·구속 등을 도덕적 결격사유로 보고 문제를 삼는 만큼 한국 경영진들도 크게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롯데 지주사이자 한국 롯데 지배구조에도 정점에 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임원지주회 6% 등으로 지분이 구성돼 있다. 이 중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을 신 전 부회장이 50%+1주 최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관건이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이사진을 설득하고 신 회장의 해임안건을 상정, 표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이후 4차례 진행된 주총에서 표대결에 나섰지만 번번히 신 회장에 패했다. 지난해 10월 신 회장 중심의 롯데지주가 출범하며 사실상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 들었다. 신 전 부회장은 이길 때까지 표대결을 하겠다며 '무한주총'을 선언했지만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신 회장의 구속으로 신 전 부회장은 반격할 기회를 맞게 됐다.

신 회장이 최근 일본 내 소송에서 형 신 전 부회장에 패배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주총을 통해 광윤사 지분 50% 이상을 갖게 됐는데 신 회장이 이 주총 결정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25일 기각됐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 실형은 일본 기업문화상 해임까지 가능한 큰 결격사유인 만큼 신 전 부회장이 반격이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한국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 경영권이 흔들리면 국내 경영권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중 설맞은 신동빈 회장...신동주 '경영권 흔들기' 본격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