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거래소
뉴욕 증시 폭락에 놀란 개인 투자자의 투매와 저가 매수를 노린 기회성 자금이 교차하며 한국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저평가된 주식 매수를 고민할 때라고 조언했다.
장 초반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정부는 합동점검반 회의를 개최해 증시 급락 여파를 점검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열린 점검회의에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하지만 12시를 넘어서며 개인 매도가 잦아들고 저가 매수 투자자의 증시 입성으로 코스닥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결국 코스닥은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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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장이 연출됐지만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가 4.73%, 홍콩 항셍지수가 5.12% 빠지는 등 아시아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한국 증시의 탄탄한 기초체력과 저평가 매력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변동성이 크다고 놀랄 것이 아니라 지금 한국 주식이 저평가인지 고평가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스피 지수 2400은 PBR(장부가) 1배를 밑도는 수준으로 부담스럽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2000에서 2400대까지 올랐지만 상장 기업 이익 증가를 생각하면 여전히 저평가라는 것. 무엇보다 코스피 시가총액 1,2,3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의 주가 수준은 절대적 저평가라고 부연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사장도 "미국 증시의 거품 붕괴와 한국 주식시장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없다"며 "한국 증시 주도주인 삼성전자 (78,300원 ▼100 -0.13%)가 대표적인 가치주인데다 코스피 2450선이 PBR 1배에 불과해 2400선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CIO(최고투자책임자)들은 주가 급락기에 관망보다는 저평가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단박에 주식을 사기보단 분할 매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단기 매물은 이미 충분히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며 "강세장의 힘이 남아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기업 주식을 분할 매수로 사 모으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양해만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올 초 코스닥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였다면 이제는 장 색깔이 바뀔 때라고 판단했다. 미국 금리 상승으로 나타난 이번 조정장에서 미래 가치가 과하게 반영된 기업은 좀더 조정이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저평가된 실적 개선 기업이 시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양 부사장은 "분할 매수는 천천히 진행해도 좋을 것"이라며 "다만 급락한 바이오주 보다는 정부가 실제로 코스닥에서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 정책 기대감이 유효한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일 이재용 부회장 석방으로 상승 마감한 삼성전자는 이날도 -1.04% 하락에 그쳤다. SK하이닉스 (185,300원 ▲1,500 +0.82%)는 보합 마감했다.
허필석 사장은 "이런 장세에서 저평가된 실적 우량주인 삼성전자의 진정한 가치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시장이 흔들릴수록 비싼 것보다 싼 주식에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허남권 사장도 "투매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싼 주식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림픽 이후에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시장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