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강남 8000만원 돌파, '나인원 한남' 퇴짜 무색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8.02.09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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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자극' 분양보증 거절당했지만, 강남 일반아파트 3.3㎡ 사상 최고

3.3㎡당 강남 8000만원 돌파, '나인원 한남' 퇴짜 무색


강남 신축아파트 매매가격이 3.3㎡당 최고 8000만원을 넘어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3.3㎡당 6360만원에 분양보증을 신청한 ‘나인원한남’의 승인을 거절한 상황에서 강남 아파트값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5㎡가 26억8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3.3㎡당 매매가는 8120만원에 달했다. 고급빌라나 주상복합,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 3.3㎡당 가격이 8000만원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3.3㎡당 가격만 따지면 부유층을 대상으로 7500만~8000만원에 분양했던 고급주택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구수가 적은 고급빌라나 고급주택이 아닌 1000가구 이상 대단지라는 점에서 파급력도 크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5㎡는 지난해 2월만 해도 18억원에 거래됐다. 1년새 무려 8억8000만원이 급등했다. 단지는 신반포 한신1차를 재건축한 곳으로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15개동, 전용면적 59~164㎡로 총 1612가구 규모다. 2016년 9월 입주했다.
 
강남 재건축아파트 최고높이가 35층으로 제한된 반면 이 단지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최고 3개층 더 높다. 한강을 마주 보는 데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3·7·9호선 고속터미널역이 인접한 ‘초역세권’ 입지다. 계성초, 반포초, 세화여중·고, 반포중 등 학군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최근 재건축 규제 강화로 갈 곳을 잃은 투자수요가 강남 요지의 신축 아파트로 옮아가면서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정된 공급량에 추진 중이던 재건축까지 규제 암초를 만나면서 강남 신축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고분양가 논란을 이유로 나인원한남의 분양보증 승인을 거절하는 등 인위적으로 분양가 조정에 나섰던 정부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일대 신축아파트들도 덩달아 급등세를 보인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23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3.3㎡당 7000만원에 인접했다. 현재 호가는 24억~25억원에 육박한다. 가격이 단기 급등하면서 매물도 품귀다. 2009년 9월 입주해 지은 지 10년이 돼가지만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3·7·9호선 고속터미널 역세권 입지에 잠원초, 신반포중, 세화여고, 세화고 등 명문 학군을 갖춰 집값 오름세가 가파르다.
 
시장에선 강남 집값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나인원한남의 분양보증 승인을 거절하는 등 정부의 인위적인 가격 조정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인원한남의 경우 한남더힐 시세를 넘지 않는 선에서 3.3㎡당 6360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분양보증 승인을 받지 못해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3㎡당 6000만원대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시장에선 이미 3.3㎡당 7000만~8000만원을 호가하는 아파트가 생겨났다”며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투자수요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현실에서 언제까지 인위적 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재건축에 이은 신축아파트 급등세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4000만원 안팎으로 올라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강남구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4326만원에 육박했다. 서초구는 3.3㎡당 평균 3875만원, 송파구는 315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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