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중학교 1학년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소프트웨어(SW) 의무화 교육이 시행되지만 이를 반기는 학생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과중한 학업 부담 탓이다. 국어, 영어, 수학에 이어 외우고 숙제하고 시험 봐야 할 과목만 하나 더 추가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쉼표’ 없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고 숙제와 시험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SW 필수 과목이 또 다른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입시 위주 교육 시스템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 한 SW 교과정 도입의 근본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학부모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서양의 어머니 김모씨(42)는 “밤 11시에 숙제해야 한다며 모니터 앞에서 목을 쭉 빼고 마우스 클릭을 해대는데 그걸 SW 교육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컴퓨터나 코딩에 대해서는 애 아빠도 나도 잘 몰라 차라리 학원을 보내야 하나 걱정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SW가 단순히 생각을 표현해 주는 도구일 뿐이라며 SW교육도 지식전달이 아닌 창의력, 문제 해결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이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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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관계자는 “SW 개발이 간소화되고 개발언어가 빠르게 변하면서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 몇 년 뒤에는 달라지고 쓸모 없어질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는 SW 환경인데 코딩이 수학처럼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과목이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주부 최모씨(43)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뒀지만 컴퓨터 교육을 시킨 적이 없다. 최씨는 “대학 전공수업에서 처음에는 수학을 잘하는 애들이 유리했지만 어느 단계 이상에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들이 설계를 잘하고 친화력이 좋아 협업을 잘 하는 동기들이 탁월한 성과를 냈다”며 “일괄적으로 SW 교육을 받느니 아이 성향에 따라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