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부정적 소문은 2차 가해"…'Me Too'에 쏟아진 'With You'

머니투데이 백인성 (변호사)기자, 이동우 기자, 송민경 (변호사)기자 2018.02.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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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법무부 "작년 11월 담당자 면담 부당인사 호소"…'Me First' 운동 제안도

서지현 "부정적 소문은 2차 가해"…'Me Too'에 쏟아진 'With You'


검찰 내에서 성추행과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한 서지현 통영지청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가 자신의 업무능력을 문제삼는 소문을 적극 반박했다.

서 검사는 1일 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46·32기)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직장내 성폭력은 피해자의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조사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매달 검사 실적을 성적으로 발표해 3등까지 포상하지만 1년동안 한번도 안 빠지고 상을 받았으며 우수실적이 인정돼 서울북부지검 최초로 특수부에 근무한 여성 검사가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근거없는 소문은 피해자에게만 상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병폐를 견고히 하는 것”이라며 “업무상 능력, 근무 태도와 관련한 검찰 조직내 근거없는 소문들의 확산은 조직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라고 일침을 가했다.



법무부는 이날 서 검사가 지난해 10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묵살됐다는 의혹과 관련, “박 장관은 지난해 서 검사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 즉시 해당 부서에 내용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이후 서 검사로부터 이메일로 면담 요청이 있어 법무부 담당자에게 면담을 지시한 사실을 알려주며 서 검사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1월 법무부 담당자가 서 검사를 면담했다”며 “담당자는 성추행 피해에도 불구하고 관련자의 퇴직, 고소기간 등 법률상 제한으로 제재가 어려운 상황인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고, 서 검사의 요청대로 그 과정에 부당한 인사 조치가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소속 검찰청에 서 검사에 대한 세심한 지도 및 배려를 요청했고, 소속 검찰청 간부들과 수시로 상황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56·19기)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 검사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직 검찰 간부들도 조사하겠다”며 “소환에 응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겠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검찰 내 모든 조직원을 상대로 성폭력 피해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전문가의 진상조사 직접 참여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확실히 했다.


조사단에는 부단장인 박현주 부장검사(47·31기)와 4명의 평검사가 투입된다. 남성 검사는 단 한명이다. 조사단은 수사관도 5~6명을 포함해 총 11∼12명으로 꾸려진다.

법조계 안팎에선 서 검사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쏟아졌다. 용기있는 ‘미투’(Me too)에 대해 ‘당신과 함께 한다’는 뜻의 ‘위드유’(with You) 운동인 셈이다. 서 검사의 동문인 이화여대 법조인 및 이대 법대·법학전문대학원 동창회에 이어 사법연수원 동기 225명도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 내부의 성폭력 피해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서 검사에 대한 성추행 발생 당시 동석했던 검사들이 침묵한 것을 비판하며 “나부터 나서서 성폭력을 막자”는 ‘미 퍼스트’(#Me First) 운동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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