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텐센트 진영 합류…中 알리바바 vs 텐센트 경쟁 가속화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8.01.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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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용후이마트, 까르푸차이나 지분 일부 인수, 협력 강화…온라인 이어 오프라인도 양강구도 재편

까르푸, 텐센트 진영 합류…中 알리바바 vs 텐센트 경쟁 가속화


프랑스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까르푸가 중국법인 지분 일부를 중국 거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용후이슈퍼 등에 매각하고 이들 회사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텐센트 계열인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의 지분을 매입한데 까르푸도 텐센트 진영에 합류하면서 중국 유통시장이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두 진영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돌파구 찾던 까르푸-'신유통' 승자 노리는 텐센트 의기 투합



24일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 등에 따르면 까르푸는 텐센트와 용후이가 까르푸차이나에 투자한다는 내용의 기본 투자의향서에 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까르푸측은 투자 금액이나 매입 지분 비율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투자 이후에도 자신들이 까르푸차이나의 최대주주로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까르푸측은 이번 투자로 까르푸의 글로벌 유통사업 경험, 텐센트의 기술, 용후이의 신선식품 사업 노하우 등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텐센트는 지난해 12월 중국 5대 오프라인 슈퍼마켓 체인인 용후이마트 지분 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용후이측은 3사가 이번 거래를 통해 공급망 통합조정, 기술 응용과 업무 역량 등의 방면에서 한층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까르푸는 텐센트와 지분 거래와 함께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까르푸는 9억 명이 넘는 유저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가진 텐센트와의 합작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노출을 강화하고, 온, 오프라인의 판매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임과 동시에 텐센트의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스마트 소매 사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텐센트측도 까르푸의 글로벌 소매 생태계 내에서 웨이신과 웨이신페이, 클라우딩 컴퓨팅 등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사용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3자간의 협력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던 까르푸와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 알리바바와의 '신유통'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텐센트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까르푸는 지난해 글로벌 기준으로 882억 유로의 판매 수입을 올려 전년 대비 1.6% 성장하는 그쳤고, 중국에서는 49억1900만 유로로 전년대비 5.5% 수입이 줄었다. 2016년에도 7.8% 판매 수입이 즐어든 바 있다. 까르푸차이나는 2016년 말 현재 중국에 316개 매장을 갖고 있다.

앞서 미국의 월마트도 2016년 6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이하뎬을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에 넘기면서 그 대가로 징둥 지분을 일부 받았다. 월마트의 징둥 지분은 10.1%까지 늘어났다.

◇알리바바 VS 텐센트…신유통 경쟁 점입가경


중국 유통시장은 당초에도 외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었지만 최근엔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중심으로 온, 오프라인 시장이 양분되면서 독자적으로 자리를 잡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징둥은 각각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와 위쳇페이를 각각 앞세워 온라인 유통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빅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유통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신유통' 전략을 펴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영향력도 급속히 확대해가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직간접적으로 28억 8000만달러(약 3조 1677억원)를 투자해 중국내 4위 유통 브랜드인 가오신 지분 36.16%를 확보했고 싼장쇼핑, 인타이쇼핑, 롄화마트, 신화두 등에도 지분투자를 했다. 중국 10대 체인 유통업체 가운데 1위인 쑤닝윈상과도 2015년 상호 지분투자를 했다. 이에 맞서는 텐센트 진영도 용후이마트, 월마트에 이어 까르푸까지 가세하면서 든든한 오프라인 전선을 구축해가고 있다. 양 진영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우군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빅데이터와 AI, 첨단 물류 등으로 무장한 '신유통' 매장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알리바바의 허마셴성. 징둥의 7프레쉬 등이 대표적이다.

루오셴페이 애널리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거대 소매업체는 자국업체건 외국업체건 할 것이 없이 알리바바나 텐센트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다"며 "중국의 치열한 소매 시장 경쟁에서 누가 승지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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