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최저임금 인상 속도, 큰 틀에서 신축적으로 볼 것"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8.01.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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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당내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초청 특강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1.22/사진제공=뉴스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1.22/사진제공=뉴스1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와 관련해 "여러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일자리안정자금 집행과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는 중소기업, 영세 소상공인 쪽을 본 후 큰 틀에서 최저임금도 신축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부총리는 "이미 올해 상반기 상황을 보고 제도 보완 또는 일자리안정자금의 연착륙안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며 "큰 틀에서 최저임금도 신축적으로 보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저임금 결정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따로 있어 제가 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라면서도 "정부 입장도 중요한데 저희는 신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최저임금이 한 달 월급 기준 지난해 135만원에서 157만원이 됐는데 이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시적으로 가처분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증가가 결국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물론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다 보니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이를 보전하기 위해 30인 미만의 기업에 일자리안정자금을 정부가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안정자금과 관련해 "정부가 직접 예산 지원을 통해 보조금을 주는 게 좋은 정책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과 우리 경제 구조적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예산 지원을 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 예산 지원을 한시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해서는 "금년만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며 "일정한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정부가 훌륭하게 하는 대신 연착륙을 시켜 좋은 제도로 만들겠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1.22/사진제공=뉴스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초청 특강에서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8.1.22/사진제공=뉴스1
이날 김 부총리는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과 자문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우리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교육방송(EBS) 프로그램 '강대국의 조건'의 내용 일부를 인용하며 강대국들의 공통점으로 '혁신'과 '관용'을 꼽으며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의 경제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김 부총리는 "과거의 경제철학과 패러다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했다. 또 "우리 경제는 규제와 노동시장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념과 진영논리를 벗어난 건전한 토론과 비판을 통한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강연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청와대와 정부의 관계에 대해 "청와대와 내각은 상호 보완적 관계가 좋을 것 같다"며 "할 수 있는 소신과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정부가 노무현정부의 '좌파 신자유주의' 기조를 계승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는 부분"이라며 "이념과 정파와 진영보다는 제 위치에서 우리 경제가 잘 되게끔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강연을 한 것과 관련해 "여의도연구원에서 먼저 요청이 왔기 때문"이라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강연에 앞서 진행됐다.

그러면서 "야당에 제가 정책과 소신을 얘기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싶어서 연락이 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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