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토양 일군 일진그룹 반세기…허진규 회장 "새로운 100년 도약"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8.01.21 12:00
글자크기

창립 50주년 기념식…1968년 일진금속공업사로 출발, 부품소재 한우물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1월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진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일진그룹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1월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진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일진그룹


일진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생각을 바꿔 새로운 100년으로 전진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일진그룹은 지난 1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창업주인 허진규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협력사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일진은 기술보국의 신념으로 창업해 50년간 국가산업의 근간이 되는 부품∙소재 산업에 집중해 왔다"며 "성공적인 혁신의 길을 찾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진의 역사는 1968년 허 회장이 서울 노량진 신혼집 앞마당을 공장 삼아 일진금속공업사(현 일진전기 (20,800원 ▼900 -4.15%))를 창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유학 후 학자의 길을 가려던 허 회장은 군복무시절 병기류 국산화 임무를 받고 전국의 산업현장을 시찰하면서 진로를 바꿨다. 낙후된 공업 현실을 목격한 그는 국가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해야겠다는 신념이 생겼다고 한다.

허 회장이 주목한 것은 부품소재였다. 경제 성장에 필요한 근간산업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당시 한국전력에서 전량 수입하는 배전 금구류(발전소에서 전력을 배분할 때 쓰이는 금속부품) 국산화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진은 1970년대 중반부터 철선표면을 구리 코팅한 전선인 '동복강선'을 이동녕 KIST(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와 공동 개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국내 전선업계는 동선만 이용했지만 가격이 비싸 지방까지 보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동복강선은 동선보다 성능이 우수하면서 가격까지 저렴했다. 이후 급속도로 이용이 늘면서 농어촌 통신 보급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에는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개발로 또한번 산업화를 앞당겼다. 이번에도 KIST와 공동으로 연구해 성과를 냈다. 공업용 다이아몬드는 전기·전자 뿐 아니라 반도체·컴퓨터의 필수 부품 소재다. 당시 미국과 영국 두 곳에서만 보유했던 양산기술을 개발도상국에서 세계 3번째로 획득한 것이다. 일진은 이후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미국의 GE와 법정 분쟁을 벌여 승리하기도 했다

일진다이아 (18,910원 ▲890 +4.94%)몬드의 성공은 일진디스플 (1,075원 ▲12 +1.13%)레이로 이어졌다. 일진디스플레이는 휴대폰 핵심 부품인 'LT웨이퍼'를 국내 처음으로 양산한 데 이어 10여년의 연구 끝에 전자회로기판(PCB)에 쓰이는 일렉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 우리나라 전자·IT 산업 발전의 토양이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2차전지용 일렉포일 개발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허 회장은 "생산품목의 90% 이상을 자체개발할 정도로 50년간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며 "남들이 쉽게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도전정신과 한번 시작한 개발은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뚝심이 지금의 일진을 일궜다"고 소회를 밝혔다.
TOP